시간을 조금만 뒤로 돌려보자. 2006년 브라이언 싱어의 [수퍼맨 리턴즈]는 수퍼맨 영화로서는 훌륭했지만, 미적지근한 흥행을 기록했다.이후 2008년 크리스토퍼 놀란의 [다크 나이트]가 폭발적인 흥행을 기록하자 워너는 수퍼맨을 갈아엎기로 결정한다.그리고, DC 무비버스를 여는 영화로 2011년에 [그린랜턴]을 개봉한다. 하지만, [그린랜턴]은 반지닦이라는 비아냥을 들어가며 DC 무비버스를 시작부터 나락으로 빠트린 영화로 기억되었다.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다크 나이트]에 고무된 워너는 [그린랜턴]을 지워버리고, 놀란 제작, 잭 스나이더 감독의 [맨 오브 스틸]을 2013년에 개봉한다.이 영화는 우려했던 대로 밝은 느낌의 수퍼맨 영화가 아니라 놀란과 스나이더 사이의 어정쩡한 위치에 있는 영화가 되었..
[T2]는 VHS 시절부터 여러 개를 사면서 본격 덕질을 시작했던 영화다.영화 소개 방송에서 극장판과 다른 편집본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서 태국에서 처음으로 [T2] 특별판을 샀다.하지만, 그 땐 몰랐다. 태국은 PAL 방식이라는 것을… lllorz 다음으로 간 곳은 사라 코너의 고향 L.A.타워 비디오에서 특별판 테이프를 사려는데, 마침 물건이 없었다. 그리고, 종업원은 한국인 2세.여차저차 주문을 하고, 물건 입고 시 전화를 주면 송금하겠다는 얘기를 했는데, 몇 달 뒤에 그 분께서 선물로 보내주셨다.더군다나 이 때 보내주신 판본은 레터 박스(와이드 스크린) 버전. 굉장한 레어템을 선물로 보내주신 것이다. L.A.를 들러 하와이에 갔을 때 타워 비디오에서 4:3 특별판을 샀다. 결국 VHS만 3개를 사고..
[T2]는 내용 면에서나 특수효과 면에서나 엄청난 완성도를 보여주며 넓은 사랑을 받은 영화다. 이 영화는 세 가지 에디션이 있다. - 극장판 - 특별판 (Special Edition) - 최종판 (Ultimate Edition 또는 Skynet Edition) 특별판은 극장판에서 9 장면을 추가한 것이고, 최종판은 특별판에서 Future Coda라고 부르는 엔딩으로 교체한 것이다.특히 특별판에서 추가된 9 장면은 극의 흐름을 좀 더 자연스럽게 해주거나 터미네이터의 약점을 비춰주는 장면들이다. 특별판에서 추가된 9 장면들과 그 의미들을 정리해봤다. 1. 더기가 사라 코너에게 약을 먹임 사라 코너가 병원을 탈출할 때 더기를 마대자루로 아작을 내버리는데, 이 부분이 과도하게 폭력적이란 평을 들었었다.침대에 묶..
얼마 전 dvdprime.com이 사이트를 개편하면서 김정대 님의 전설의 연작인 제임스 카메론의 영화인생과 작품세계가 복원됐다.[터미네이터 2]편을 보면서 나도 예전에 썼던 3연작을 다시 정리해보고 싶었다.본 3연작은 2009년에 썼던 [터미네이터 2] 3연작을 조금 손보고, 이미지와 동영상을 다시 캡쳐해서 올리는 글이다. [터미네이터 2] 이후 세 편의 터미네이터 영화와 하나의 TV 시리즈가 나왔다.영화와 TV 시리즈 모두 어느 정도의 흥행과 시청률을 달성은 했지만, 원작들의 아우라를 전혀 따라가지 못할 뿐이었다. 이는 흥행 면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는데, 1~2편은 제작비 대비 12배, 5배를 벌어들인 반면, 3~5편은 각각 2배, 1.8배, 2.8배에 그쳤을 뿐이다.물론, 1~2편은 수익과 별개로 내용..
걸작 코믹스 에서 배트맨과 수퍼맨이 싸운 이후, DCEU에서 한번은 나와야 할 장면이 이 둘의 싸움이었다. 그리고, 드디어 [배트맨 대 수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에서 이 장면이 나왔다. 이 영화는 둘의 싸움을 준비하기 위해 모든 내용을 집중시킨다. 그리고, 큰 그림에서 그 과정은 꽤 그럴싸하다. 데이빗 고이어가 각본을 쓴 영화들이 으레 그렇듯. 또한 그 과정을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엉성하고 대사는 유치하다. 고이어 작품이 으레 그렇듯. 둘의 싸움과 그 뒤의 둠스데이와의 싸움을 위해 제작진이 꺼내든 카드는 아버지 트라우마다. (사실 이건 꽤 야심차게 꺼낸 카드임에도 각본의 허술함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다) 특히, 배트맨은 아예 아버지 뿐만 아니라 가족 트라우마라 불러도 좋을 상황이다. 부모가 살해당한 것..
지인이 교통사고를 당해 부상을 입었는데, 하필 거기…그 친구와 얘기하다 점점 얘기가 개드립으로 빠져 아예 블로그에 하나 정리하기로 결정했음… 본드는 무방비로 벌거벗져진 죄수에 불과했다. 앉는 자리를 잘라냈기에 본드의 엉덩이와 하체는 바닥으로 쏠렸다.르쉬프가 고개를 끄덕이자 호리호리한 남자는 조용히 방을 나가 문을 닫았다.골루아즈 담배 한 갑과 라이터가 테이블 위에 놓여있었다. 르쉬프는 담뱃불을 붙이고 유리잔에 담긴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그러고 나서 지팡이처럼 생긴 카펫 먼지떨이를 집어 손잡이를 무릎 위에 편안하게 내려놓아 납작한 끝부분이 본드가 앉은 의자 바로 아래에 놓이게 했다. 그는 본드의 눈을 거의 애무하듯이 조심스럽게 들여다보았다. 잠시 후 갑자기 그의 손목이 무릎 위로 튀어 올랐다.결과는 놀..
스포일러 주의! 스포일러가 포함된 포스팅입니다! [스펙터]의 엔딩에서 본드는 굳이 블로펠드를 죽이지 않고, 매들린과 함께 떠난다.그냥 가면 뭔가 부족하다는 듯 애스턴 마틴 DB5까지 가지고 간다. 이 장면을 보고 뜬금 없는 엔딩이란 해석도 있고, 크레이그의 본드는 끝났다는 해석도 하는 것 같다. 하지만, 그런 해석은 단언코 얘기하는데 틀린 해석이다. 시간을 46년 전으로 돌려보자.[여왕폐하의 007]을 촬영하면서 감독이었던 피터 헌트는 조지 래젠비에게 한 가지를 제안한다.결혼식까지만 영화에 포함시키고, 미시즈 본드의 피살 씬부터는 차기작 오프닝에 집어넣는 복수극으로 기획하자는 것. 하지만, 조지 래젠비는 더 이상의 본드 영화를 찍을 생각이 없다는 뜻을 명확히 하고, 이에 피살 씬이 엔딩에 포함됐다.죽음의..
스포일러 주의! 스포일러가 가득한 포스팅입니다! 이전 글에서 계속 미스터 화이트에게 단서를 들은 본드는 산 위에 있는 클리닉을 찾아간다.이 클리닉은 빼박캔트 [여왕폐하의 007]의 오마주. 닥터 스완을 지키기 위해 추격을 벌이는 본드는 비행기의 날개를 부러트려가면서 열심히 싸운다.이 장면은 [죽느냐 사느냐]의 오마주. 탕헤르에서 본드는 어디서 많이 보던 옷을 입고 있다.탕헤르에서 본드가 입고 있는 푸른 셔츠 위의 갈색 겉옷은 [리빙데이라이트]에서 비슷하게 볼 수 있었다. 영화 포스터에서도 볼 수 있었던 화이트 수트와 카네이션은 말할 필요도 없이 [골드핑거]. 기차에서 굇수와 싸우다 굇수를 기차 밖으로 떨어뜨리는 장면은 [나를 사랑한 스파이].떨어뜨리자마자 침대로 향하는 장면 역시 같은 영화. 블로펠드는 ..
스포일러 주의! 스포일러가 가득한 포스팅입니다! 이전 글에서 계속 오프닝 타이틀에서 다니엘 크레이그가 누드를 보여주는데, 이건 전작들 오프닝 전반의 오마주다.여성이 남성으로 그것도 제임스 본드로 바뀌었고… M에게 혼난 본드는 Q의 사무실에서 스마트 블러드를 주입당하는데, 이건 [카지노 로얄]의 오마주. Q는 본드에게 오메가 시계를 지급받는데, 빨강으로 변하는 디자인은 [죽느냐 사느냐]의 롤렉스 시계의 오마주.하지만, 디자인만 비슷하고 기능은 완전히 다름. 만약 같았으면 고생을 훨씬 덜 했을텐데. 스키아라의 장례식에서는 베일 모자를 쓴 미망인이 등장하는데, 이 장면은 [썬더볼]의 오마주. 드레스 뒤쪽의 지퍼를 내리는 장면은 [죽느냐 사느냐]. 지퍼를 내린 이후의 러브씬은 통째로 [네버다이]의 오마주.유부녀..
스포일러 주의! 스포일러가 가득한 포스팅입니다! 전작 [스카이폴]에 이어 [스펙터] 역시 전작들에 대한 오마주가 가득하다. 우선 프리 타이틀 액션부터… "죽은 자들의 날" 축제는 [썬더볼]의 정카누 축제에 대한 오마주이고, 저격 직전 건배를 "Bottoms Up!"이라고 혼잣말하는 건 [황금총을 가진 사나이]의 오마주이다. 저격 시퀀스는 창문으로 저격 → 폭발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것은 [살인면허]의 오마주. [살인면허]에서는 본드가 산체스 방의 창문에 폭탄을 설치한 뒤 폭발 → 창문으로 저격으로 진행했음. 저격 이후 떨어지면서 소파에 앉는 장면은 [두번산다]의 이 장면의 오마주다. 이 과정에서 본드의 해골 패션은 [죽느냐 사느냐]의 오마주이며, 본드가 쫓는 스키아라의 패션과 머리 색은 [스카이폴]의 실..
다니엘 크레이그의 본드 영화들은 이전 배우들의 그것과는 사뭇 다르다.이전의 본드들이 "그 시대의 철 없는 어른"을 상징했던 것에 반해 크레이그 본드는 "상처 투성이 능력자 어른"을 상징한다. 그리고, 또 하나의 차이점이 있다. 출연한 매 편에서 본드의 이미지가 서로 다르다는 점.- [카지노 로얄]: 처음 007이 되어 좌충우돌하면서 사고도 치지만 결국 여친을 잃고 슬퍼하는 초짜 본드- [퀀텀 오브 솔러스]: 베스퍼에 대한 감정을 풀면서 사람도 좀 덜 죽이게 되는 본드가 되어가는 과정 - [스카이폴]: 어느덧 시간이 흘러 나이가 들고 몸이 약해졌지만, 정신력으로 모든 상황을 극복하는 본드 그리고, [스펙터]에선 여자도 밝히고 싸움도 적당히 잘 하면서 유머 감각도 있고 운도 좋은 클래식 본드가 되었다. [스..
앞의 포스팅에서도 간단히 언급한 내용이지만, 조금 더 보강해서 기술. [스카이폴] 마지막 장면에서 M은 숨을 거두고, 새로운 M으로 가레스 말로리가 부임한다.그리고, 영화 내에서도 설명되듯이, 그는 육군 중령 출신이다. 그것도 야전군. 그런데, 왜 하필 육군인가 하는 점은 주목할만 하다. 최초 007 소설이 집필될 때의 영국 정보부는 지금과는 구조가 많이 달랐다.육군이 중심인 SIS 산하에 SOE, Section V, VII, VIII, N, D 등이 있고, 해군 조직인 NID가 별개로 존재했다.(SIS는 육군 중심 조직으로 1953~1956에 수장을 맡았던 존 싱클레어는 아예 육군 장군 출신이었을 정도임) 그런데, 원작자인 이언 플레밍이 근무했던 곳은 SIS가 아니라 NID였다.따라서, 플레밍이 007..
[스카이폴]은 [카지노 로열]에 이어서 다시 한 번 시리즈에 리부트 코드를 담는 영화다.더불어 스스로 본드 덕후와 런더너임을 자부하는 샘 멘데스 감독의 엄청난 덕후 포스가 빛나는 영화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 리부트하는 코드는 [카지노 로얄]과는 꽤 다르다.Q를 등장시키며, 여성 M을 원작과 유사한 남성 M으로 교체하고, M-Q-본드-태너의 끈끈한 신뢰를 확립하는 쪽이다. 또한, 새로운 M의 군경력을 보여주어 원작들의 코드와 현재의 상황의 타협점을 보여준다.이 점은 좀 주목할만한 부분이 하나 있다. 원작의 M이 해군 제독이라는 설정은 원작자 플레밍이 속했던 해군정보부(현재의 SIS와는 거리가 있는)의 흔적이다.이후 [골든아이]에서는 MI5 국장(여성)을 모티브로 여성 M으로 주디 덴치 여사가 등..
[카지노 로열]에 이어 [퀀텀 오브 솔러스] 복습.이 영화는 아무래도 작가 파업 기간에 영화가 만들어지다보니 대본의 완성도가 여러모로 떨어진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쨌거나 영화 자체가 크게 막장은 또 아니라는 게 신기하기도 함. [카지노 로열]의 마지막 장면에서 당장이라도 털려 죽을 것 같은 화이트의 카리스마가 다시 회복되어 등장하는 것부터 좀 어색하다. 게다가, 이 장면에선 화이트가 보고 있음에도 본드와 M이 전략 토의를 하는 어색함도 보여준다.첩자를 몇 년씩이나 심어두어 M의 일거수일투족을 다 보고 있던 자들은 오히려 MI6가 뭘 아는지에 대해 전혀 모른다. 미첼 사살 이후 미첼 숙소를 조사하는 장면에서 M은 미첼에게 자신이 선물한 재떨이를 부숴버린다.현장감식을 하건 말건 M은 관심 없다[……] 여기서..
[스펙터]의 개봉이 두 주도 남지 않았다.이번 영화 [스펙터]는 크레이그 본드들의 떡밥들을 회수한다는 얘기가 있어 복습 차원에서 재감상하기로 했다. [카지노 로얄]은 [살인면허] 이후 리얼 계열로 돌아온 최초의 본드 영화다.본드는 시종일관 목숨 걸고 싸우면서 다치고 피를 흘린다. 게다가, 원작의 구성을 거의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긴장감이 고조되는 순간에 액션을 추가한 훌륭한 구성이 아주 돋보인다. 이 영화에서 본드의 손목에 추적장치를 설치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사실 이 추적장치는 [썬더볼]의 오마주다.사실, 영화에서 크게 작용하는 게 없는 장치다. 그리고, 깨알같은 스미르노프 보드카의 PPL도 보인다. 물론, 이러한 스미르노프의 PPL 자체가 [살인번호]의 오마주. 본드의 이 표정은 은근 티모시 달튼을 연..
24번째 007 영화인 [스펙터]의 개봉이 20일도 채 남지 않았다.무려 53년동안 24편 씩이나 만들어진 이 영화들 중에 가장 중요한 3편을 추려봤다. 중요하다는 기준은 물론 주관적인 기준이며, 이 영화들로 인해 이후의 영화에 대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영화만들 골랐다. 1. 위기일발(From Russia With Love) 비록 첫번째 영화인 [살인번호(Dr. No)]에서 하드한 스파이 영화를 꿈꾸긴 했지만, 뭔가 아쉬운 게 사실이었다. 하지만, 두 번째 영화인 [위기일발]에서는 무려 소련까지 개입한 하드 스파이 영화를 만들어냈다.본드는 소련과 스펙터 사이에서 줄타기하며 임무를 수행해야 하며, 헨치맨을 교살하는 대단히 거친 모습을 보여주어 본드의 본질을 확립했다. 게다가, 이 영화에서 프리 타이틀 액..
영화 [암살]은 최동훈 감독의 신작이다. [도둑들]의 자기복제가 아닐까하는 걱정을 했었는데, 그런 우려를 불식시키는 꽤 준수한 영화였다. 엔딩 씬이 조금 늘어지는 면이 있었지만, 영화의 흐름을 끊을 정도는 아니었다. 올해가 광복 70주년인데, 70주년 광복절이라면 이 정도의 영화 한 편은 나와야 된다는 생각이 들게하는 충분히 만족스러운 영화였다. 그리고, 특히 6시에 사이렌 울리면 일장기에 전국민이 경례하는 장면에선 이런 생각도 들었다. 왜 해방 이후엔 비슷한 시간이 되면 태극기에 전국민이 경례하게 했을까? 각설하고, 영화 마지막 무렵엔 일본의 항복 문서 서명 장면이 나오고, 누군가가 "저 놈이 윤봉길 선생이 한쪽 다리를 날린 새끼…"라는 설명을 한다. 이 놈이 바로 시게미쓰 마모루(重光葵). 1932년..
지인들과 [스펙터] 트레일러에 대해 "누가 본드에게 스펙터 반지를 줬을까?"라는 점에 대해 얘기하다가 이상한 망상이 들었다.[스카이폴]에서 M은 왜 본드에서 유품으로 불독을 줬을까?혹시 다른 의미가 있는 건 아니었을까? 트레일러를 보면 본드가 스펙터 반지를 처음 보는 건 (아마도) 오프닝 액션 시퀀스 쯤 될 것 같다.그런데, 천하의 본드가 다른 거 다 놔두고 반지에만 꽂히는 건 어색하다.한번쯤 어디선가 더 보게 되고, 그 때부터 이걸 이전 M의 의도라고 생각하고 이를 추격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지 않을까? 그리고, 그 반지는 혹시 불독 안에 들어있던 게 아닐까?우연히 불독을 깨뜨린다거나, 뭔가 힌트를 얻어 직접 깨뜨리거나 해서? 또 하나의 의문. 아무리 봐도 모리어티 같은 앤드류 스콧은 왜 M(레이프 파인즈..
전작인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은 티비 시리즈로의 회귀를 선언한 영화였다. 사실, 이 영화는 티비 시리즈 [미션 임파서블]의 첫 편인 [The Killer]를 상당부분 차용한 영화였다.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는 이러한 코드를 그대로 이어받은 티비 시리즈의 흔적이 도처에서 느껴진다. 첨단 장비를 이용한 싸움이 아니라 클래식한 첩보전으로 돌아갔다는 점이 가장 눈에 띈다. 또한, 결정적인 순간 마취총을 사용하고, 빌런을 죽이지 않고 체포했다는 점도 같은 코드로 읽힌다. 한편으로는 여성 캐릭터의 비중을 굉장히 높였다는 점도 눈에 띈다. 여주를 맡은 레베카 퍼거슨은 고전적인 외모부터 연기, 액션까지 사실상 모든 면에서 톰 크루즈를 능가하는 느낌이었다. 이러한 부분과 별개로 영화는 영국의 MI6를..
[스펙터] 트레일러에 위와 같은 장면이 나왔다. 아마도 폭발한 MI6 벽에 적힌 희생자 명단 같고, 누군가가 빨간 스프레이로 James Bond라고 적어뒀다. 그런데, 유난히 눈에 띈 이름 하나, 엠마 필(Emma Pill). 영국 드라마에 [어벤저스]라는 작품이 있었다. 우마 서먼 등이 연기한 동명의 영화로도 알려진, 1970년대 초반의 드라마이다. 여기서 무려 미시즈 본드 다이애나 리그가 맡았던 배역이 엠마 필(Emma Peel)이었다. 철자가 좀 다른 건 그러려니 하면서 이것 또한 또 하나의 오마주가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을 잠시 뒤로 미루고… 여기 적힌 이름들을 좀 뒤져봤다. Simon Bennett-Leyh : 특수효과 스탭 Ben(Benjamin) Rackley : 스턴트 Jennifer Le..
[스펙터]의 2차 트레일러가 공개됐다. 2차 트레일러는 영화의 내용을 흘리기보다는 전작들에 대한 오마주에 포커스를 맞춘 느낌이다. 전작들을 연상시키는 트레일러의 장면들은 대략 아래와 같다. 첫 화면의 축제 장면은 당연히 [썬더볼]. 그리고, [썬더볼]을 오마주패러디했던 [문레이커] 그리고, 이 해골은 당연하게도 [죽느냐 사느냐]. 창문을 저격한 뒤 폭발하는 장면은 [살인면허]의 오마주다. [살인면허]는 폭파시킨 뒤 저격을 시도하는데, 순서를 바꿨다. 이 장면의 대사는 본인이 사라지려고 한다는, [스카이폴]을 연상시키는 내용이다. 그런데, 트레일러에서는 애스턴 마틴 씬 바로 다음에 나오는데, 은근히 [어나더데이]를 디스하는 느낌. 프로펠러 단엽기의 날개가 날아간 장면은 당연히 [죽느냐 사느냐]. 카메라를 ..
[터미네이터 제니시스](이하 T5)는 [T3], [T4]의 뒤를 잇는 속편이지만, 사실상 이 두 편을 뒤엎는 작품이다. 이 영화는 오직 [T1], [T2]만을 이어받으려는 노력을 곳곳에서 한다. 이 영화는 사실상 두 편의 짧은 영화(이하 T5-1, T5-2)가 둘로 합쳐진 형태인데, 이 두 편 사이에 묘한 괴리감 같은 게 느껴진다. [T5-1]은 [T1]과 [T2]를 뒤섞은 형태로 진행된다. 주축은 [T1]이고, 여기에 [T2]를 끼얹은 형태인데, 그러다보니 전작들의 긴장감은 꽤 유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게다가, 전작의 장면을 거의 그대로 사용하면서도 미묘한 업그레이드를 했다. [T1]에서 이렇게 과거로 온 전직 주지사는… [T2]에서 올 때는 이렇게 땅을 좀 파는 것으로 화면이 업그레이드 되었는데..
스포일러 경고! 글 여기저기에 스포일러가 담겨있는 포스팅이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어벤저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이하 [어벤저스2])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페이즈2를 사실상 정리[각주:1]하는 영화다. 그런데, 페이즈1의 캐릭터들을 총출동시키며 서로의 관계를 정리했던 [어벤저스]에 비해서 뭔가 많이 어색하다. [어벤저스]의 매력이라면 서로 다른 성격의 캐릭터들이 모여서 티격거려가며 힘을 합치는 그림 자체였다. 그런데, [어벤저스2]는 그런 거 없이 처음부터 힘을 합치고 시작하다보니 제목 자체가 뭔가 어색하다. 물론, 이미 힘을 합쳐본 인물들이 또 합치는 게 뭐가 어색하냐면 할 말은 없지만… 이 영화는 기본적으로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를 잇는 영화다. [윈터 솔져]에서 정체가 드러난[각주..
올해가 끝나가는 11월 6일에 24번째 007 영화인 [스펙터]가 공개될 예정이다. 그런데, 이 스펙터란 조직은 오래된 007의 숙적이면서도 영화에 오랫동안 등장하지 못한 존재다. 007 프렌차이즈에서 스펙터가 어떤 존재였고 현재 어떤 상태인지 간략하게 정리했다. 1. 소설 속의 스펙터 원작자 이언 플레밍은 소설 을 집필할 무렵엔 냉전이 조만간 끝날 것이라 믿고 있었다. 그렇게 되면 냉전을 소재로 하는 작품은 시간적 배경이 제한을 많이 받을 것이라 생각했다. 이에 따라 그는 국제정세(특히 소련)와 무관한 새로운 빌런을 만들기로 한다. 플레밍은 마피아, 삼합회, 야쿠자 등 동서양의 다양한 범죄집단을 모티브로 하여 스펙터라는 조직을 창조한다. 007 소설에서 이 스펙터가 주적으로 등장한 것은 세 편이다 : ..
올해 공개될 [007 스펙터]의 티저 트레일러가 공개됐다. 이제 겨우 첫번째 티저 트레일러지만, 이 트레일러를 통해 눈치챌 수 있는 내용들이 좀 있다.물론 실제 영화와 다를 수도 있지만, 일단 한번 분석해봤다. 1.영화는 [스카이폴]에서 이어짐 아직 실바가 폭파시킨 MI6 건물은 다 복구되지 않았다. 게다가, 본드의 생가인 스카이폴에서 찾아낸 물건들을 통해 영화가 시작된다. 2. 본드는 집을 구했음 무슨 이케아 광고에나 나올법한 단촐한 가구만 있고, 정리가 전혀 되지 않았다는 게 함정.더불어 벽에 걸어둬야 할 그림들이 대충 치워져있다. 이건, [죽느냐사느냐]에서 보여준 본드의 집과 여러모로 대조적이다.가구도 훨씬 비싸보였고, 여러 가지 물건들이 많았으며 벽에 걸린 작품들이 꽤 많다. 3. Hannes O..
얼마 전 First and Final Frames라는 동영상이 vimeo에 올라왔었다.55편의 영화들의 처음과 마지막 프레임을 동시에 보여주는 이 동영상에서 많은 영화들의 핵심을 볼 수 있다.일부러 비슷한 장면을 넣어 비슷한 장면이 굉장히 다른 느낌을 갖도록 하는 영화들은 상당히 인상적이다. 007 영화에서 비슷한 구성을 해봤다.007 영화 23편에서 비슷한 구성을 해보니 몇 가지를 느낄 수 있었다. - 테렌스 영이 감독한 영화들은 마지막에 본드와 본드걸 단 둘이 배를 탐- 피어스 브로스넌 시절까지는 마지막에 본드걸과 키스씬으로 마무리하며 붕가붕가를 은유함- 다니엘 크레이그의 본드는 마지막까지 주인공은 본드 자신이라는 점을 명확히 보여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