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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폴]은 [카지노 로열]에 이어서 다시 한 번 시리즈에 리부트 코드를 담는 영화다.

더불어 스스로 본드 덕후와 런더너임을 자부하는 샘 멘데스 감독의 엄청난 덕후 포스가 빛나는 영화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 리부트하는 코드는 [카지노 로얄]과는 꽤 다르다.

Q를 등장시키며, 여성 M을 원작과 유사한 남성 M으로 교체하고, M-Q-본드-태너의 끈끈한 신뢰를 확립하는 쪽이다.


한 샷에 담긴 공범들. Q, 태너, 새로운 M 그리고, 스코틀랜드


또한, 새로운 M의 군경력을 보여주어 원작들의 코드와 현재의 상황의 타협점을 보여준다.

이 점은 좀 주목할만한 부분이 하나 있다.


덤으로 M의 집무실 문짝에 가죽 커버가 부착되기도 했고…



한편으론, 전작을 통해 불거진 영국 정부의 MI6(특히 00 섹션)에 대한 불신 문제의 해결을 시도한다는 점도 눈에 띈다.


리부트 코드와 더불어, 본드의 캐릭터도 [스카이폴]에서 완전하게 확립된다는 점도 눈에 띈다.

이 영화를 통해 전작들에 비해 어두워진 007 영화 3부작은 정점을 찍는데, 가장 상징적이라고 느끼는 장면은 바로 파편을 빼는 장면.


특수 장비도 별로 안 주더니, 아예 셀프칼빵을 놓으라는 거냐… (궁시렁궁시렁)


사실, (초기작들과 [살인면허] 같은 일부 예외를 제외하고) 크레이그 이전의 본드 캐릭터는 덜 자란 어른의 캐릭터였다.

이 점은 특히 판타지 계열 본드 영화로 갈수록 두드려졌는데, 진지하고 능력 쩌는 어른 스파이 캐릭터를 크레이그에 와서야 다시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본인의 몸에 직접 칼을 찌르는 것으로 이전 본드들과는 완벽하게 다른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와 더불어, 이 영화에서 샘 감독의 특기인 유사부자 관계에 대한 고찰도 느낄 수 있다.

ma'am을 유달리 /mæm/이 아니라 /mɑːm/으로 발음한다는 점 외에도, 킨케이드가 본드를 son이라고 부르는 장면도 그러하다.


I was ready before you were born, son.


그런데, 이 부분은 (개인적으로) 아주 살짝 아쉬웠다.

일찌기 [썬더볼]에서 본드는 샷건을 쏘면서 가늠쇠를 눈에 갖다대지 않고 명중시키는 신기를 보여줬었다.

그 장면은 한번쯤 다시 보여줬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다…


물론, 진짜로 그렇게 쏘면 안 됨. 이게 교과서에 나오는 자세임.


사실, [스카이폴]은 그닥 특별한 떡밥은 없는 영화다.

영화 자체가 한 편으로 제대로 완결되는 구조를 갖고 있는 편이다.

하지만, M의 이 대사를 [스펙터]의 제작진은 떡밥으로 재활용하기로 해버렸다.


Your name is on the memorial wall of the very building you attacked.
I will have it struck off.


니 이름은 니가 박살낸 추모벽에 적혀있고, 난 그걸 지울 거야.


예고편에도 등장하는 이 벽이 어떤 내용을 보여줄 것인가…

그리고, 1주일은 언제 흐르는 것인가…



덧. 이 장면은 [터미네이터]의 오마주. 저 대사와 저 자세는 빼박캔트 [터미네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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