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미씽]은 판타지 장르임에도 우리 주변에서 흔히 간과하기 쉬운 소재를 잘 다뤄낸 수작 드라마다. 주요 인물들을 통해 현존하는 실종사건에 대해서도 한번 더 관심을 갖게도 했고, 독립운동가 분들에 대한 생각도 할 수 있었다. 드라마 미씽에서 들판 씬의 상당수는 안성팜랜드에서 촬영되었다. 이곳은 유료로 운영되는 곳으로, 봄에는 유채꽃, 가을에는 코스모스 들판을 끝없이 보면서 산책할 수 있고, 다양한 체험도 할 수 있다. 드라마에서 보여주는 것보다 더 아름답기까지 하다. 우리가 선택한 코스는 산책 코스. 천천히 돌면 한두시간은 충분히 보낼 수 있는 아름다운 풍경들이 끝없이 펼쳐진다. 코스모스 주변에 뭔가 부들부들한 분홍색 식물은 핑크뮬리다. 주변에서 패러글라이딩을 하고 있었는데, 멋진 경치와 묘하게 잘 ..
1986년 전 세계를 뒤흔들었던 영화 [탑건]에서 구스(중위 / LTJG Nick 'Goose' Bradshaw)는 매버릭과 함께 어떤 노래를 부른다. Great Balls of Fire! 이 노래는 이후 36년만에 대충 만든 속편에서 아들인 루스터(대위 / Lieutenant Bradley "Rooster" Bradshaw)가 다시 부른다. Great Balls of Fire! 이 노래는 다름 아닌 로큰롤의 대명사이자, 똘끼로도 유명한 제리 리 루이스(Jerry Lee Leiws)의 이다. 더 킬러(The Killer)라는 별명의 제리 리 루이스는 강렬한 퍼포먼스로도, 극적인 삶으로도 유명한 싱어송라이터였다. 제리 리 루이스가 2022년 10월 28일, 향년 87세로 돌아가셨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제리..
이번에 개봉한 [나일강의 죽음]은 1978년에도 영화화된 적이 있었다. 물론 그 때도 각색이 꽤 됐었지만, 이번 작품보다는 원작에 조금은 더 충실한 작품이었다. 그런데, 그 영화는 다른 점에서도 좀 흥미로운 영화였다. 1년 전에 나온 [007 나를 사랑한 스파이]와 묘하게 연결되는 지점이 많기 때문. 리넷을 연기한 원더우먼로이스 차일스는 [나를 사랑한 스파이]에서 KGB 요원 아마소바 소령 역의 제작자 원픽이었다. 하지만, 비평가들의 악평에 질려서 잠시 연기를 쉬는 바람에 출연하지 못했었다. 후에 결국 우여곡절 끝에 다음 007 영화인 [문레이커]에서 본드걸 홀리 굿헤드를 연기하게 된다. 레이스 대령을 연기한 데이빗 니븐은 오래 전 패러디 007 영화인 [카지노 로얄(1967)]에서 제임스 본드 역을 맡..
영화 [대부] 시리즈는 뭐... 더 설명을 붙일 필요가 없는 걸작이니까 설명은 통과하고... 이 영화의 판본 중에 [Mario Puzo's The Godfather: The Complete Epic 1901-1959]가 있다. 교차편집됐던 극장판과 다르게 추보식으로 편집된 버전인데, 촬영 후 제외된 씬이 대폭 추가되기도 했다. (참고 사이트) 어째저째 이 판본을 구해서 추가된 씬들의 대사를 보는데, 문장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Accurate up to five-foot. 처음엔 그냥 "5피트 안에서는 정확하지" 정도의 통상적인 번역을 붙여봤다. 근데, 뭔가 묘한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1. 뭔 총이 5피트(1.5m) 까지만 정확해? 2. 왜 5 feet도 아니고 five-foot 이지? 3. 실제 쏘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들었다. 이젠 다들 알다시피 [42]의 재키 로빈슨이자, 와칸다의 트찰라 국왕인, 채드윅 보즈먼이 암투병 끝에 사망한 것이다. 준수한 연기력과 훌륭한 인품을 모두 보여준 그의 죽음을 진심으로 애도한다. 공교롭게도 그가 세상을 떠난 (현지시간) 8월 28일은 올해의 재키 로빈슨 데이다. 원래는 4월 15일인데, 올해는 코로나 19의 여파로 운명의 장난인지, 8월 28일로 연기된 것이다. 2016년부터 암투병을 해왔는데, [블랙 팬서], [인피니티 워], [엔드게임]에서 투병 중에도 거친 액션을 소화해낸 정신력에 경의를 표한다. In my culture, Death is not the End. - Black Panther
이번 연휴는 생일을 포함하는 관계로 휴양림을 예약해서 푹 쉬며 가족들과 오붓한 시간을 보낼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는 잦아들줄 모르고, 수영장 등 휴양림의 일부 시설들이 폐쇄되는 상황이라 휴양림을 취소했다. 대신 집에서 에어컨 빵빵하게 틀어놓고 푹 쉬다가 극장만 살짝 가서 영화를 보는 쪽으로 계획을 변경했다. 마침 [테넷] 개봉을 준비하면서 [인셉션]을 아이맥스로 상영하고 있어 이를 가족들이랑 재감상 하기로 했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한 것. 모 개신교회의 광란의 예배와 광복절 맞이 일장기 집회 때문에 수도권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을 하기 이르렀다. 다시 한번 계획을 변경해서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쐬며 넷플릭스와 65인치 티비로 [인셉션]을 보기로 했다. 그런데, 자막이 뭔가 ..
영화 [헌터 킬러]의 번역은 번역계의 본좌 황석희 님께서 하셨다. 그리고, 역대 해군을 소재로 한 영화 중 가장 완성도 높은 번역을 보여준다. 이 영화의 번역에 조금이나마 관여할 수 있었는데, 대단히 뿌듯하게 생각한다. 영화 개봉 이후에 피드백된 내용을 보고 다시 좌절(?)하긴 했지만… 번역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진행된 내용 중 기억해두거나 참고할만한 점들을 간략하게 정리해본다. 1. 번역 지원 페이스북 황석희 님 페이지 및 페이스북 메신저를 통해 번역을 무상으로 지원해드릴 수 있다고 먼저 말씀드렸다. 이후 번역 최종 수정 과정에서 일부 표현을 다듬는 과정에서 번역을 지원해드렸다. 2. 특히 강조한 용어들 함정 직책 중에 부함장은 없다. 오로지 부장(XO: Executive Officer)이 있을 뿐. 부..
[터미네이터] 차기작의 개봉일이 내년(2019년) 7월 27일로 발표되었다. 더불어 기존 3, 4, 5편은 몽땅 없었던 일이 될 예정이다. 이 중 [터미네이터 3]은 약간의 아쉬움은 있는 작품인 것이, 주지사님이 제대로 찍은 마지막 터미네이터 프랜차이즈지만, 불필요한 개그씬이 너무 많았다… 몇 가지 팬 편집본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중 가장 담백한 버전이 [The Coming Storm]이다. 이 편집본은 약 21분 정도를 덜어낸 버전으로 불필요한 개그씬을 날려버리고, 프롤로그/에필로그의 굉장히 늘어지는 편집을 최대한 타이트하게 정리했다. 그런데, 이 버전의 소스는 와이드스크린 DVD로 해상도가 떨어지는 편이다. 그래서 한번 도전해봤다. 고화질 [The Coming Storm](이하 [TCS])..
[스타워즈] 시리즈는 최초 출시 이후 (돈을 많이 번) 조지 루카스가 계속 수정보완 버전을 출시해왔었다.이러한 수정보완에 대해 호불호가 있는 건 사실이지만, 난 전체적으로 긍정적으로 보는 편이다. 하지만, 단 하나만은 용서를 못 하겠는 것이 바로 [제다이의 귀환] 엔딩 부근. 에피소드 6 마지막 장면에서 다스 베이더가 아나킨 스카이워커의 포스의 영으로 나타나는 장면이… 세바스찬 쇼님은 어디로 가시고 헤이든 군이 얼굴을 비추신다. 이 장면은 여러모로 문제가 많은 장면이다. 무엇보다도 어둠의 세계로 빠지기 전의 모습이란 설명 자체가 영화의 진행과 맞지가 않는다.분명히 밝은 세상으로 돌아온 뒤에 죽음을 맞이한 아나킨인데… 사실 더 심각한 문제는 표정, 시선 등의 연기 문제다.이 장면에서 아나킨은 비로소 아버지..
[스타워즈] 시리즈는 전세계의 수많은 관객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그야말로 범지구적인 흥행 시리즈물이다.물론, 한국에서의 흥행은 조금 부진한 면이 있지만, 그래도 모르는 사람이 없는 작품임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명성과 인지도에 비해 정식 발매판의 자막 수준은 한심하기 짝이 없다.악명 높은 이미도 씨의 DVD 버전에 비하면 그래도 블루레이 버전은 꽤 나아졌긴 하지만, 여전히 완성도는 상당히 낮다. 참고로, MBC에서 상영했던 더빙판을 보면 상당한 완성도를 보여준다. 자막 번역과는 비교가 안 될만큼 훌륭함. 1. 베이더 경을 베이더 경이라 부르지 못하옵고 무엇보다 번역에서 거슬리는 부분은 다스 베이더에 대한 호칭. 다스 베이더는 제국군에서 특별한 지위를 갖고 있지 않다.말하자면 황제 직속 라인 비선실세...
지인이 교통사고를 당해 부상을 입었는데, 하필 거기…그 친구와 얘기하다 점점 얘기가 개드립으로 빠져 아예 블로그에 하나 정리하기로 결정했음… 본드는 무방비로 벌거벗져진 죄수에 불과했다. 앉는 자리를 잘라냈기에 본드의 엉덩이와 하체는 바닥으로 쏠렸다.르쉬프가 고개를 끄덕이자 호리호리한 남자는 조용히 방을 나가 문을 닫았다.골루아즈 담배 한 갑과 라이터가 테이블 위에 놓여있었다. 르쉬프는 담뱃불을 붙이고 유리잔에 담긴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그러고 나서 지팡이처럼 생긴 카펫 먼지떨이를 집어 손잡이를 무릎 위에 편안하게 내려놓아 납작한 끝부분이 본드가 앉은 의자 바로 아래에 놓이게 했다. 그는 본드의 눈을 거의 애무하듯이 조심스럽게 들여다보았다. 잠시 후 갑자기 그의 손목이 무릎 위로 튀어 올랐다.결과는 놀..
내가 사용하던 열쇠고리는 벤츠(Mercedes-Benz) CLS55 AMG였다.2009년에 독일에 출장 갔을 때 벤츠 공장 투어 가서 사온 것이었다. 이 열쇠고리를 고른 이유는 다름 아닌 2006년작 [카지노 로얄]의 어떤 열쇠고리에 꽂혔지만, 살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장면의 열쇠고리는 잘 보면 뭔가 웃긴다.분명히 이 열쇠고리를 따면서 포커판에서 획득한 차는 애스턴 마틴 DB5다. 그런데, 열쇠고리의 디자인은 애스턴마틴 DBS다. 각설하고…007 Shop에서 이 열쇠고리를 판매하기 시작했다.나는 당장 주문했고… 두 주 쯤 지나서 우편물이 도착했다.우선 케이스… 정품의 기운이 뙇! 뒷면에 뭔가 말이 많은 걸 보니 정품이 맞다보다. 그리고 살짝 오픈하자 보이는 애스턴 마틴 DB5의 위용… 확실히..
태-영화체가 업데이트되었다는 메일을 받고 부랴부랴 업데이트를 했다.업데이트 내역들을 메일에서 본 뒤 확인을 해보니, 상당한 업데이트가 있었다. - 오자 수정 띤을 입력하면 띡이 나오는 문제가 수정되었다. - 원문자/괄호문자 등 추가 이 쪽 업데이트가 특히 만족스러웠다. 이전 버전의 태-영화체는 원래 극장 자막용으로 만들어져서 그런지 영문자/숫자/기본기호/한글밖에 없었다. 그래서, PC에서 쓰기엔 뭔가 부족한 당신이었다. 그런데, 아직 미진한 부분이 있다. - 버전 관리 미흡 지난 버전, 이번 버전 모두 001.005로 표시된다. 확인해보니 001.007로 가려던 게 실수로 잘못 표시된 것이며, 다음 버전부터는 제대로 관리될 예정이라 한다. - 유럽어 지원 미흡 많은 글꼴이 추가되었지만, umlaut 등의..
오래 전 라디오와 카세트 테이프 시절… 밤 9시만 되면 을 들었다. 수많은 영화 관련 명곡들이 있었는데, 그 중 마음을 파고 드는 노래가 바로 "Free As The Wind"였다. 요즘 문득 더 생각난다. Yesterday's world is a dream like a river that runs through my mind made of fields and the white pebbled stream that I knew as a child Butterfly wings in the sun taught me all that I needed to see for they sang, sang to my heart Oh, look at me. Oh, Look at me "Free as the wind, fre..
예전 블로그에 올렸던 글을 약간 수정해서 올리는 포스팅임 영원한 엠마누엘 부인 실비아 크리스텔 여사가 2012년 10월 17일 암투병 중 60세로 사망했다. 중고등학생때 밤 9시에 라디오 방송 에선 다양한 장르의 영화음악들을 들려줬다. 가끔 테마별 영화음악들을 들려주기도 했는데, 하루는 무려 [엠마누엘] 시리즈의 주제곡을 들려줬다. 프랑스와 같은 개방적인 나라를 포함한 여러 나라들의 심의에 미친 영향을 설명하며, 지금은 영화들의 공개 수위가 더욱 높아졌지만, 이 영화가 미친 영향은 크다는 얘기와 같은 흥미진진한 얘기도 들을 수 있었다. 정작, 영화는 보지 못했지만… 이 음악들 역시
2012년 8월 19일 오후 12:30 경, LA에 있는 빈센트 토마스 브리지에서 토니 스콧 감독이 투신했다.수많은 특급 배우들과 함께 수많은 작품을 남긴 장인의 마지막으로는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를 추모하는 뜻에서 그의 작품들 중에 내 뇌리에 박힌 영화들을 간단히 적어본다. 내가 제일 처음 본, 그리고 가장 기억에 남는 그의 영화는 [탑건]이다.중학교 때 친구 집에서 불법 복제판(소위 빽판이라 부르는)으로 처음 봤었다. 뒤에 해군에 입대하면서 이 영화가 공군이 아니라 해군 항공단을 소재로 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다음으로 기억에 남는 그의 작품은 ([트루 로맨스]가 아니라) [크림슨 타이드]다. 폐쇄된 핵잠수함에서 지휘관과 차상급 지휘관의 합법적이면서도 합리적인 충돌이라는 소재를 훌륭히 ..
데x소다 음료의 2012년 광고 음악은 버스커버스커가 맡았다. 잔잔하면서도 반복되는 리듬이 있는 음악이다. 잘만 하면 중독성도 노려볼 수 있겠다… 그런데, CF 음악을 듣다보니 뭔가 귀에 많이 익는다…15초 부터의 후렴구, 분명히 많이 들어봤다. 통째로. 잘 생각해보니 2002년에 남미 쪽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Asereje의 후렴구와 사실상 똑같다.37초 정도부터 들어보면 알 수 있다. CF 내에서 쓰이는 시간이 몇 초 안 되니까 큰 문제는 없을 것 같지만, 그래도 이 부분은 뭔가 많이 찝찝하다. 과연, 정말로, 우연하게, 아주 우연하게 리듬이 똑같았던 것일까? 덧. 2002년에 칠레 갔을 때 이거 CD를 사왔는데,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 OTL
대부분의 영화는 대체로 오프닝 시퀀스를 보여주고 주제곡을 들려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 장면들의 역할은 관객들이 현실세계에서 영화세계로 건너가도록 하는 가교 역할이다. 즉, 이 장면이 지나면 그 때부턴 관객들은 현실세계는 살짝 접어두고 영화세상으로 가는 것이다. 뒤집어 말하면 주인공은 영화의 주제곡을 들을 수 없다.주제곡을 듣는 것은 오롯이 관객의 영역인 것이다. 그런데, [007 옥토퍼시](1983)에는 재미있는 장면이 하나 나온다.인도의 MI6 요원 비제이와 접선할 때 비제이는 피리를 부는데 그 곡은 다름아닌 제임스 본드 테마다. 이 장면이 준 느낌은 한편으론 신선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굉장히 당황스러웠다.뭔가 주인공과 관객 사이에 있어야 할 당연한 벽이 없어져버린 느낌이랄까. 이와 유사한 느낌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