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대부] 시리즈는 뭐... 더 설명을 붙일 필요가 없는 걸작이니까 설명은 통과하고...
이 영화의 판본 중에 [Mario Puzo's The Godfather: The Complete Epic 1901-1959]가 있다.
교차편집됐던 극장판과 다르게 추보식으로 편집된 버전인데, 촬영 후 제외된 씬이 대폭 추가되기도 했다. (참고 사이트)
어째저째 이 판본을 구해서 추가된 씬들의 대사를 보는데, 문장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Accurate up to five-foot.
처음엔 그냥 "5피트 안에서는 정확하지" 정도의 통상적인 번역을 붙여봤다.
근데, 뭔가 묘한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1. 뭔 총이 5피트(1.5m) 까지만 정확해?
2. 왜 5 feet도 아니고 five-foot 이지?
3. 실제 쏘는 장면과 잘 연결이 안 되는 느낌인데?
그런데, 사실 총이 부정확한 이유는 그 앞의 대사에서 설명이 되어있었다.
.22 구경이라 애초에 정확할 수가 없는 거다.
이 구경 소형탄은 그야말로 연습용 또는 비밀요원용이라 정확성은 상당히 낮다.
참고로, 이 장면에서 사용되는 총은 베레타 M1934(참고 사이트).
두번째, five-foot 이란 표현을 뒤져봤는데, 이게 좀 어려운 듯.
아래 사진처럼 보행로 위가 막혀있는 것을 five-foot way라고 부른다고 한다.
아마도 딱 5피트를 말하는 게 아니라 보행도로 폭 정도를 얘기하려 five-foot이란 표현을 쓴 게 아닌가 싶다.
그런데, 그런다고 저 번역을 "보행로 폭 정도에서만 정확해" 등으로 의역할 수는 또 없다...
마지막으로, 저 장면 다음에 샷을 날리는 씬이 그 유명한 "카놀리는 가져와"다.
이 장면은 정말로 "5피트 내에서 정확하게 쏘는"것을 보여주는데, 자칫 의역을 하면 이 느낌이 사라져버린다.
"코앞에서만 정확해"처럼 박빌런식 번역을 할 수는 더욱 없고...
결론적으로, 내가 선택한 것은 "5피트 내에서만 정확하지"다.
맨 처음 그냥 썼던 문장이랑 별 차이가 없는 게 함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