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개봉한 [나일강의 죽음]은 1978년에도 영화화된 적이 있었다.
물론 그 때도 각색이 꽤 됐었지만, 이번 작품보다는 원작에 조금은 더 충실한 작품이었다.
그런데, 그 영화는 다른 점에서도 좀 흥미로운 영화였다.
1년 전에 나온 [007 나를 사랑한 스파이]와 묘하게 연결되는 지점이 많기 때문.
리넷을 연기한 원더우먼로이스 차일스는 [나를 사랑한 스파이]에서 KGB 요원 아마소바 소령 역의 제작자 원픽이었다.
하지만, 비평가들의 악평에 질려서 잠시 연기를 쉬는 바람에 출연하지 못했었다.
후에 결국 우여곡절 끝에 다음 007 영화인 [문레이커]에서 본드걸 홀리 굿헤드를 연기하게 된다.
James Bond with C.I.A. agent Holly Goodhead
레이스 대령을 연기한 데이빗 니븐은 오래 전 패러디 007 영화인 [카지노 로얄(1967)]에서 제임스 본드 역을 맡기도 했었다.
그리고 이번에도 턱시도와 보타이를 하고 나왔다...
The name's Race, Colonel Johnny Race
물론 이 패션은 진짜 제임스 본드의 시그니쳐 패션이다.
[나를 사랑한 스파이]에서도 제임스 본드가 (당연히) 입었었다.
더불어 아래의 투샷은 원래 기획 의도 대로였으면 로이스 차일스와의 투샷이 될 뻔 했던 장면.
KGB 스파이의 암호명이 무려 XXX(성인등급)이라니[...]
여담인데, 이 영화는 캐스팅이 신기하기까지 할 수준이다.
이 장면에서 왼쪽의 두 배우 뿐만 아니라 오른쪽의 두 배우 분들도 어마어마 하다.
한 분은 후에 [제시카 추리극장]을 맡으실 안젤라 랜스베리 이시고, 다른 한 분은 무려 올리비아 핫세.... ㄷㄷㄷ
리넷의 삼촌인 페닝턴은 [총알탄 사나이]로도 유명한 조지 케네디가 연기함.
허허허. 내 친구 O. J. 심슨이라고 아니? 걘 자기 부인을 죽였다는 게 거의 확실했지만 무혐의로 풀려났단다
다시 원래 얘기로 돌아와서...
리넷과 사이먼은 카르나크 신전에서 네모난 돌덩어리가 떨어지는 바람에 죽을 뻔 한다.
1년 전 제임스 본드와 아마소바 소령이 바로 그 카르나크 신전에서 네모난 돌덩어리가 떨어져서 죽을 뻔 했었던 것처럼.
돌덩어리 때문에 죽을 뻔 했던 커플은 그런 일따윈 쌩까고 바로 아부심벨 대신전으로 향한다.
마치 1년 전에 제임스 본드가 아부심벨 대신전으로 바로 갔던 것처럼.
이 흐름이 재미있는 이유 중 하나는 원작 소설과의 비교.
원작 소설에서는 바위가 굴러 떨어지는 장면이 아부심벨 대신전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여러분! 이거 다~~~~ CG라는 거 아시죠?
영화 중반부를 넘어가면 푸아르와 레이스 대령은 아래와 같은 색조합의 옷들을 입는다.
마치... 1년 전에 제임스 본드가 이런 옷과...
이런 옷...
그리고, 이런 옷을 입었던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