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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의 포스팅에서도 간단히 언급한 내용이지만, 조금 더 보강해서 기술.


[스카이폴] 마지막 장면에서 M은 숨을 거두고, 새로운 M으로 가레스 말로리가 부임한다.

그리고, 영화 내에서도 설명되듯이, 그는 육군 중령 출신이다. 그것도 야전군.


구M-본드-신M 의 의도적 구도


그런데, 왜 하필 육군인가 하는 점은 주목할만 하다.


최초 007 소설이 집필될 때의 영국 정보부는 지금과는 구조가 많이 달랐다.

육군이 중심인 SIS[각주:1] 산하에 SOE[각주:2], Section V, VII, VIII, N, D 등이 있고, 해군 조직NID[각주:3]가 별개로 존재했다.

(SIS는 육군 중심 조직으로 1953~1956에 수장을 맡았던 존 싱클레어는 아예 육군 장군 출신이었을 정도임)


그런데, 원작자인 이언 플레밍이 근무했던 곳은 SIS가 아니라 NID였다.

따라서, 플레밍이 007 소설을 집필할 때는 기본적으로 NID를 염두에 뒀고, 이에 따라 정보부 수장은 해군 제독으로 설정된 것이다.

(NID는 1964년에 국방성에 흡수되어 사라지고, 사실상 대외 첩보 업무는 SIS에서만 담당하게 됨)


배경이 이렇다보니, 007 소설/영화 속의 M은 해군 제독으로 설정되고, 이것으로 인해 실제 SIS(MI6)와 007 제작진 간 미묘한 알력이 있었다.


하지만, 1990년대가 되면서 이러한 분위기가 여러모로 바뀐다.


우선, 영화 속의 M은 이후 [골든아이]에서 당시 MI5의 수장인 리밍턴 여사를 모티브로 하는 여성으로 변경이 된다.


Dame Stella Rimington, DCB


또한, MI6와 007 제작진 사이에도 화해의 물꼬가 터지면서 MI6에서도 007 영화의 배경이 MI6라는 점에 합의한다.

그렇게 해서 [언리미티드]에 아래와 같은 장면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이다.


촬영을 앞두고 주디 덴치 여사가 MI6에 초대받아 방문하기도 했음


그리고, 2012년 [스카이폴]에서 M이 사망하고 새로운 M으로 가레스 말로리가 부임하게 된다.

이런 배경을 반영하여, 가레스 말로리는 해군 출신이 아니라 육군 출신으로 설정한 것이다.



  1. Secret Intelligence Service, 별칭은 다름아닌 MI6 [본문으로]
  2. Special Operations Executive [본문으로]
  3. Naval Intelligence Division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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