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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저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이하 [어벤저스2])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페이즈2를 사실상 정리하는 영화다.
그런데, 페이즈1의 캐릭터들을 총출동시키며 서로의 관계를 정리했던 [어벤저스]에 비해서 뭔가 많이 어색하다.
[어벤저스]의 매력이라면 서로 다른 성격의 캐릭터들이 모여서 티격거려가며 힘을 합치는 그림 자체였다.
그런데, [어벤저스2]는 그런 거 없이 처음부터 힘을 합치고 시작하다보니 제목 자체가 뭔가 어색하다.
물론, 이미 힘을 합쳐본 인물들이 또 합치는 게 뭐가 어색하냐면 할 말은 없지만…
이 영화는 기본적으로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를 잇는 영화다.
[윈터 솔져]에서 정체가 드러난 하이드라를 완전히 소멸시키는 작전으로 영화가 시작된다.
그리고, 여기부터 문제가 시작된다.
하이드라 때문에 전지구가 작살날 뻔 했을 때에는 대체 뭐 하고 있다가 지금 뭉친다는 거냐는 거다…
또, 페이즈2의 시작을 알린 [아이언맨3]에서 각성한 토니 스타크는 대체 어디 갔는지 모르겠다.
모든 아이언맨을 다 폭파시키고, 인간 토니 스타크로 각성했던 성격은 간데 없고, 아이언맨도 모자라 헐크버스터까지 만들었다.
직접 탑승하지 않고, 원격 조정까지 하던 기술은 어디론가 가고, 직접 탑승해서 헐크랑 싸우는 건 덤이다…
브루스 배너와 블랙 위도우의 러브라인 역시 어색한 건 마찬가지다.
영화 [인크레더블 헐크]는 엄연히 페이즈1에 포함되는 영화이고, 배너의 러브라인이 분명하게 묘사되어 있다.
그런데, 웬 생뚱맞은 블랙 위도우와의 러브라인인 건지…
주인공들에 대한 기본적인 묘사가 이렇다보니 전작들을 많이 본 사람일수록 영화에 집중하는 게 쉽지가 않다.
게다가, 사망 플래그가 분명히 나왔는데, 정작 엉뚱한 사람이 죽는 어색함도 눈에 띈다.
사실, 이 영화에서 떼거지로 싸우는 장면은 시각적인 재미는 충분히 보여준다.
헐크버스터를 착용한 아이언맨과 헐크의 1:1 혈투는 굉장한 타격감도 느끼게 해준다.
하지만, 이러한 시각적인 쾌감은 앞에 기술한 헛점들때문에 힘이 많이 빠진다.
여러모로 많이 아쉬운 영화.
그래도, 시각적 쾌감 덕분에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
덧1. 서울이 배경으로 나온 부분들은 의외로(?) 제대로 묘사됐다고 느낌.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게, 그냥 서울로 보임.
덧2. 여러모로 캐릭터의 매력이 제대로 표현되지 못했다고 느꼈는데, 대표적으로 보이는 게 퀵실버.
똑같이 많은 캐릭터가 출연한 [엑데퓨]의 퀵실버는 명장면이라 부를 수 있는 장면도 있었는데, [어벤저스2]에선 그런 거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