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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많이들 언급되었다시피, 스파이더맨이 마블에서 영화로 만들어지기까지는 엄청난 우여곡절이 있었다.


포니 캐논[각주:1], 캐롤코[각주:2] 등의 손을 거쳐 소니까지 가는데만 해도 많은 법정 다툼[각주:3]이 있었고, 이 과정에서 유능한 감독[각주:4]이 떠나는 일도 있었다.

소니와 마블 픽쳐스가 손 잡은 것 역시 [어스파]의 뜨뜻미지근한 평이 없었으면 힘들었을 것이다.




소니의 [스파이더맨] 시리즈는 (샘 레이미, 어스파 모두) 순수한 단독 히어로물로 구상되어 제작되었다.

이에 따라 아직은 미숙하지만 책임감 강한 고등학생 수퍼 히어로라는 원작의 코드 중에 살릴 수 없는 부분이 있었다.


[스파이더맨 홈커밍]은 제목에서 느낄 수 있듯이[각주:5] 이 점을 주 공략 포인트로 삼았다.


피터 파커는 아직 고등학생이고, 책임감도 있지만 세상일에는 미숙하다.

세상을 구한답시고 뛰어다니는데, 이웃이 오히려 엄청난 피해를 입한다.

빌런인 벌처와 슈트를 입지 않고 대화(언쟁?)를 하는데 모든 면에서 압도당하기까지 한다. 피지컬은 본인이 훨씬 우세함에도.


슈트는 MCU 최고의 부자인 토 사장이 만들어줘서 훌륭하지만, 내면은 그저 힘센 고등학생일 뿐이다.

오히려 잠깐 나와 그를 도와주는 토 사장의 존재감이 더 커보이기도 한 수준.


빌런 쪽은 정반대다.

할 일직원들이 있고, 이 일을 해야 하는 당위성도 있다[각주:6].

세상이 돌아가는 방식을 알고, 고등학생 판단의 한계도 잘 알고 있다.


이런 설정을 기반으로 하여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각주:7] 스파이더맨 영화를 보여줄 수 있었다.




그 외 눈에 띄는 내용들…


1. 홈커밍에 맞게 코믹스 최초의 빌런인 벌처를 빌런으로 불러왔음


그것도 이렇게 뭔가 없어보이는 벌처가…



이렇게 겁나 있어보이게 변했다[…]




2. 특히, 벌처의 존재감은 최강임


벌처는 한편으론 [강원랜드 로얄]의 르 쉬프르를 연상시키기도 하는데, 거창한 세계정복 같은 게 아니라 생계형 빌런이다.

그런데, 이게 설정 자체가 워낙 탄탄해서 없어보이는 게 아니라 굉장히 강력한 존재감을 보인다.

그는 자신이 생계를 책임져야 할 가족과 동료가 있고, 사회 시스템을 알고 있다.

스파이더맨은 그에게는 그저 외계인 피지컬을 보유한 지구인 고등학생일 뿐이다.



3. 가장 아쉬운 건 MCU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아졌다는 점


영화는 분명히 스파이더맨 단독 영화인데, MCU에 대한 의존도가 심하게 높다.

슈트는 토 사장이 만들어준 것이고, 에이드리언 툼스가 벌처가 되는 이유도 토 사장의 대미지 컨트롤[각주:8] 때문이다.

스파이디 센서가 표현되지 않고 인공지능 카렌[각주:9]이 이를 대체한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4. 그런데, 주제곡의 귀환은 너무나 반가움


[스파이더맨2]에서 피터 파커가 스파이더맨의 주제곡을 듣는 장면이 나온다.

이는 사실 판권 문제로 인해 티비 시리즈의 주제곡을 사용할 수 없는 한계를 우회적으로 극복한 장면이다.

이 문제를 이 영화에서는 아예 제대로 해결[각주:10]해서 음악을 들려준다.




5. 마상원 작곡의 스파이더맨을 아시나요?


예전 티비 시리즈에서 이 주제곡을 들을 수 있었다.

그런데, 작곡가가 무려 마상원 씨로 적혀있다.

이건 신발, 너무한 거 아니냐?




6. 이해가 되지 않는 톰 홀랜드의 인종차별 개드립


이 영화에서는 인종[각주:11]에 대해 굉장히 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여친이 될뻔한 리즈 앨런은 부모의 피부색이 완전히 다르다.

절친인 네드는 (배우가) 필리핀 계 미국인이다.

MJ(의 떡밥?) 역시 전통적으로 묘사되던 백인이 아니다.


이건 미국의 현실을 반영한 부분이기도 한데, 뜬금 없이 톰 홀랜드는 인종차별 개드립을 날렸다.

이건 최대한 좋게 생각하면 영국놈[각주:12]이라 멍청했다[…] 정도로 생각해주고 싶은데, 막상 영국 가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는 함정.

아니면, 편집 과정에서 잘라냈어야 되는데 안 잘랐다[…] 정도로 봐줘야 되는 건가.


흥행에 영향을 얼마나 미칠지는 모르겠지만[각주:13], 어쨌거나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 개소리.



6. 이 작품은 (내용 면에선) 소니와는 아무 상관이 없음


이상한 얘기가 많긴 하지만, 혹시 소니에서 스파이더맨 영화를 만들더라도 이 영화의 설정과는 무관할 것이다.

최악의 경우엔 서로 다른 두 개의 스파이더맨 영화 세상이 동시에 존재할 수도 있다.

이건 소니 수장 에이미 파스칼이 얘기한 내용에도 들어있다.


부디 이런 짓은 하지 말기를.



  1. [수퍼맨4] [본문으로]
  2. [터미네이터] [본문으로]
  3. 덕분에 영화 [카지노 로얄]이 제대로 만들어질 수 있었음 [본문으로]
  4. 무려 제임스 카메론도… [본문으로]
  5. 홈커밍 파티를 의미할 수도 있지만, "집(마블)으로 돌아왔음"이라 해석도 가능한 중의적 제목 [본문으로]
  6. 초반에 쫓겨날 때 토 사장이 와서 수표라도 몇 장 줬으면 영화 진행 자체가 안 됐을 것[…] [본문으로]
  7. 소니의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배트맨 비긴즈]를 여러모로 연상시키는 구조였음 [본문으로]
  8. 코믹스에서는 토니 스타크와 킹핀이 지분을 절반씩 소유 [본문으로]
  9. 목소리는 제니퍼 코넬리가 담당했는데, 이분은 자비스/비전 역을 맡은 폴 베타니의 부인님 [본문으로]
  10. 엄밀히는 해결도 아닌게, 그냥 자기들이 판권을 갖고 있음[…] [본문으로]
  11. 사실, 이 단어 자체가 근본적으로 인종차별적인 단어임 [본문으로]
  12. 런던 출신임 [본문으로]
  13. 아마 전혀 영향이 없겠지…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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