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미네이터 제니시스](이하 T5)는 [T3], [T4]의 뒤를 잇는 속편이지만, 사실상 이 두 편을 뒤엎는 작품이다.
이 영화는 오직 [T1], [T2]만을 이어받으려는 노력을 곳곳에서 한다.
이 영화는 사실상 두 편의 짧은 영화(이하 T5-1, T5-2)가 둘로 합쳐진 형태인데, 이 두 편 사이에 묘한 괴리감 같은 게 느껴진다.
[T5-1]은 [T1]과 [T2]를 뒤섞은 형태로 진행된다.
주축은 [T1]이고, 여기에 [T2]를 끼얹은 형태인데, 그러다보니 전작들의 긴장감은 꽤 유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게다가, 전작의 장면을 거의 그대로 사용하면서도 미묘한 업그레이드를 했다. [T1]에서 이렇게 과거로 온 전직 주지사는…
[T2]에서 올 때는 이렇게 땅을 좀 파는 것으로 화면이 업그레이드 되었는데, [T5-1]엔 이 업그레이드가 반영되었다.
그런데, 이런 업그레이드가 가끔씩은 살짝 허술해지는데…
이렇게 척 보기만 해도 불량끼가 철철 흘러넘치는 3인조는…
이렇게 밝고 유쾌한 3인조로 바뀌어버렸다…
옷을 뺏겨야 되는 저 친구는 특히 귀엽다능… ㅋㅋ
이런 변화는 전체적인 색감에서도 느껴지는데, 분명 [T1]과 같은 장면인데, 유달리 밝은 느낌이 나는 장면이 보인다.
이 외에도, T-1000이 총을 맞는 장면이 오히려 [T2]보다 실감이 덜 나보인다는 점도 좀 아쉬웠다.
이렇게 거친 총알 자국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이 장면은 CG가 아니라 아날로그 특촬 장면임
매끈한 느낌으로 바뀌었다.
기술의 발전이 오히려 약간의 마이너스가 된 느낌이랄까…
몇몇 단점을 적었지만, [T5-1]은 훌륭했던 전작들을 꽤 그럴싸하게 잘 모사했다.
같은 장면에서 조금씩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점도 좋았고.
게다가, 제임스 카메론의 기록에만 존재하던 전쟁 마지막 시간 여행 장치씬을 제대로 볼 수 있다는 점도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T5-2]로 넘어가면 얘기가 좀 달라진다.
줄거리는 [T5-1]에서 연결되는 건 맞는데, 분위기가 밝고 유쾌해진다.
오프닝에서 끝나지 않을 기계와의 전쟁을 벌이던 카일 리스는 사라 코너와 밀당을 주고받는 로맨틱 가이가 되어있고…
터미네이터 존 코너는 열심히 추격해서 주인공을 "설득"하는데 최선을 다한다.
모두가 부상을 입도록 싸워야 겨우 쓰러뜨릴 수 있었던 터미네이터는 아무도 크게 안 다쳐도 쓰러뜨릴 수 있는 것으로 바뀌었기도 하다.
다리 다치고, 어깨 찔린 사라 코너를 흉내내는 T-1000… ㄷㄷㄷ
[터미네이터] 전 작품을 극장에서 보면서 각 편마다 다른 분위기를 충실히 느꼈던 입장에서 뭔가 아쉬운 작품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팬픽의 관점에서는 아쉽긴 하지만, 꽤 볼만한 액션영화였다는 쪽이다. 팬픽의 관점에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