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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에 다시 돌아올 [저스티스 리그] 스나이더 컷

 

난 잭 스나이더의 영화 스타일을 그렇게 선호하는 편이 아니다.
액션 시퀀스 자체는 압도적이지만 오히려 과해서 피로도가 높고, 큰 그림은 잘 만들지만 디테일로 들어가면 실소가 나오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개인 사정[각주:1]으로 하차한 이후 기용된 [어벤저스]의 조스 웨던이 보여준 [저스티스 리그]의 결과물은 실망스럽기 짝이 없는 수준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많은 팬들이 스나이더 컷의 제작을 요구했고, 드디어 곧 론칭되는 HBO max를 통해 2021년에 개봉될 것이라는 공식 발표가 있었다.

 

좀 다른 얘기지만... 잭 스나이더의 하차는 촬영 분량이 엉망이라 워너가 해고했다는 루머도 있었지만, 아마도 워너의 언플이라 보는 게 맞는 것 같다.
정황으로 봐서도 하차가 맞으며, 이후 잭 스나이더 본인도 하차라고 다시 한번 얘기했다. 촬영 분량의 수준을 탓하려면 조스 웨던도 잘랐어야지...
그보다 더 앞으로 가보면 워너에서는 [배트맨 v 수퍼맨]의 혹평으로 인해 잭 스나이더 감독을 해고하려 했으나 바로 그 성범죄자 CEO 케빈 츠지하라연말 보너스를 더 받으려고[각주:2] 개봉 일정을 강행한 제작을 획책했고, 이에 따라 잭 감독을 유지했던 정황이 드러났다는 점을 봐도 잭 스나이더의 갑작스러운 하차에 대해 예상할 수 있는 가장 멍청한 대응을 한 결과가 현재의 결과라 보는 게 타당하다.

 

[배트맨 대 수퍼맨]에서 비록 가장 인지도가 높은 두 수퍼 히어로어설프기 짝이 없는 이유로 싸우다가 인간이 짜낼 수 있는 가장 멍청한 이유로 화해하긴 했지만, 그래도 배트맨의 캐릭터에선 건질 게 없지는 않았다.
역대 수퍼 히어로 영화 중 가장 위대한 작품인 [다크 나이트]에서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 배트맨의 전투력을 박진감 넘치게 묘사[각주:3]한 점 하나만은 높게 평가해야 한다.
싸우고 화해한 이유는 그야말로 어설프기 짝이 없었지만, 그래픽 노블(및 애니메이션) <다크 나이트 리턴즈>에서 묘사한 Caped Wonder와 Caped Crusade의 싸움을 오마주한 결투 장면 자체는 묵직했고[각주:4], 이어지는 "Puny Human" 테러리스트와의 싸움은 화려하기 짝이 없었다.

 

 

그런데, [저스티스 리그]에서 보여준 배트맨은 이런 모습마저 보이지 않았다.

수퍼맨에게 "Do you bleed?"(너도 피를 흘리나?) 되치기나 당하고, 어깨는 탈골되는 게 하는 일의 전부였다.

 

Tell me, "Do you bleed?"


그런데, 잭 스나이더가 촬영한 분량 중 상당수가 사용되지 않았으며, 이 중에서는 액션 시퀀스가 꽤 포함되어 있다는 점도 알려졌다.
스나이더 컷을 지지하는 스턴트 팀이 공개한 영상을 보면 배트맨의 액션이 훨씬 거칠어 전작들과 유사한 수준이라는 것을 볼 수 있다.

 

 

비록 HBO max 에선 [저스티스 리그] 스나이더 컷에 대해 재촬영은 없고재녹음 및 후반작업특수효과 등만 지원해준다고 했으니 완벽한 수준이 못 될 수도 있지만, 적어도 ([수퍼맨2] 리처드 도너 컷에서 봤던 수준의) 잭 스나이더의 원래의 비전은 충분히 볼 수 있을 것 같고, 특히 배트맨은 적어도 극장판에서 보여준 안습의 배트맨보다는 훨씬 나을 것 같다.

게다가, Junkie XL의 음악도 돌아올 예정이라는 점도 기대가 된다.
극장판에선 뜬금 없이 존 윌리엄스의 [수퍼맨] 테마와 작곡가(대니 엘프만) 본인의 [배트맨] 테마가 나와서 당황했었다.
예전 캐릭터로 돌아간다는 코드를 은연중에 심은 게 아닌가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알고 보니 그냥 스토리보드만 보면서 급하게 작곡한 과정에서 들어간 해프닝이었던 것이다.

비록 극장판은 그저 뫄뫄 닦이로도 볼 수 없는 처참한 수준이었으며, 사랑의 상징 원더우먼의 배우는 시오니스트로 이스라엘 정규군이 민간인 테러리스트을 학살하는 것마저 지지하는 수준이고, 술 먹는 시늉만 하는 배트맨을 연기하는 벤 애플렉은 알코올 중독 재발 등의 이유로 배트맨 역에서 하차했지만, 그래도 제대로 된 배트맨의 액션을 한번 더 볼 수 있고, 제대로 된 음악을 들을 수 있기 때문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저스티스 리그] 스나이더 컷을 기대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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