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U 페이즈 4의 두 번째 영화인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이 개봉되었다.
이 영화는 마블 코믹스 동명의 작품/캐릭터인 샹치를 기반으로 한 영화이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마블의 다른 장르/문화와의 결합이 이제 아시안계 캐릭터까지 확장[각주:1]되었다는 것이다..
이 영화는 헐리우드 기존 영화들의 오리엔탈리즘을 완전히 걷어내고 동양적 정서에 집중[각주:2]한다.
아콰피나가 연기하는 케이티의 가족은 동양인(중국인) 이민 1.5~2세대 정도의 정서를 꼼꼼하게 묘사한다.
전통을 중요시하는 세대와 전통에 무관심한 세대가 함께 사는데, 그 무관심한 자녀도 중국 이름을 갖는 설정은 참으로 현실적이다.
웬우와 샹치의 관계도 이 흐름과 함께 한다.
웬우 캐릭터는 천년을 살아온 전통 그 자체이고, 샹치는 전통을 버리고 독립하는 젊은이를 상징하는 느낌을 보여준다.
아버지의 뜻과 다르지만 결국 전통을 이어받는 결말로 흐르는 과정에서 동양적 정서가 곳곳에 배어있다.
이 영화의 또 다른 미덕은 액션이다.
성룡 스타일 액션[각주:3]과 [와호장룡]의 스타일을 적절히 연결한다.
시무 리우 본인 인터뷰에 따르면 과거에 백업 스턴트를 했다는데, 고난도 아크로바틱 액션을 훌륭하게 소화해낸다.
웬우와 연인 장 리의 액션은 구성 뿐만 아니라 감정을 주고받는 호흡까지 [와호장룡]의 그것을 훌륭하게 내재화했다.
이러한 서로 다른 액션 스타일을 영화 한 편에 담는데, 어색하지 않게 잘 연결해내었다.
이 영화의 커다란 미덕 중 하나는 만다린 떡밥을 제대로 정리했다는 점이다.
텐링즈는 무려 [아이언맨]부터 등장했으나, [아이언맨3]에서 이상하게 캐릭터 붕괴가 되어버린 비운의 조직이었다.
이를 단순히 만다린 떡밥만 정리하는 차원보다는 훨씬 동양적 정서에서 수긍 가능한 수준으로 정리해냈다.
쿠키 등을 통해 다른 MCU의 영화들과 연계성을 설명하긴 하지만, 이 영화는 샹치와 웬우에 집중한 영화이다.
팀업 무비를 만들기 전에 캐릭터 빌딩을 개판으로 한 옆동네를 생각해보면 역시 마블은 서두르지 않는다...
영화의 주인공은 샹치이지만, 실제로 엄청난 존재감은 양조위가 연기하는 웬우가 뿜어낸다.
샹치에 비해 액션 장면이 많이 나오는 편은 아니지만, 액션과 드라마 모두에서 분위기를 압도한다.
캐릭터 설계에 양조위 본인의 의사가 다양하게 반영됐다고 하는데, 천년을 살아온 사람의 깊이를 눈빛으로 표현한다...
본인은 악역이 아니지만 극 중에선 악역으로 흘러가는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는데, 과연 그러하다.
그런데, 이 영화가 무려 양조위의 헐리웃 데뷔작이다. 역시 양조위는 양조위... ㄷㄷㄷ
그런데, 이렇게 얘기한 장점들이 한편으론 아시아 관객들에겐 익숙함의 연속이라 단점으로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
천하에 완전히 새로운 것은 없는 법이지만...
덧1. 마카오에서 벌어지는 액션 장면은 [스카이폴]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함
본드는 상하이에서 이 액션을 벌인 뒤 마카오로 감
덧2. 웬우가 탈로 마을의 고참인 광보에게 "나이도 어린게!!!"하는 동양적 나이 드립을 침
이 장면은 나름의 배우 개그인 것이, 광보를 연기한 원화 선생이 양조위보다 12살 위임
덧3. [와호장룡]의 양자경이 이 영화에 등장한 것 역시 나름의 배우 개그
양자경은 [가오갤2]에서 라바저스의 일원으로 등장했었는데, 여기선 다른 캐릭터인 장 난을 연기함
덧4. 이 영화는 성룡의 수제자 브래드 앨런의 유작 중 하나임. 또 하나는 [킹스맨] 속편.
엔드 크레딧에는 세컨 유닛 디렉터로 명시되어있고, 크레딧 끝에 그에 대한 추모 메시지를 적어두었다. R.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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