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용하는 PC 케이스는 Nanoxia의 Deep Silence 2 라는 모델이다.
나름 무소음 케이스를 지향하고 나온 케이스로, 튼튼하고 소음도 잘 잡아준다.
그런데, 어느날부턴가 전원 버튼이 맛이 가기 시작했다.
깊이 눌러야 전원이 켜지는데, 이게 또 완전히 고장난 건 아니라 켜지기는 하는 뭐 그런 상태.
메일을 뒤져보니 약 3년 전부터 살짝 맛이 가고 있었으니, 3년간 graceful degration 상태였던 건가…
그동안 제작사에 해결책을 요청하는 메일을 보냈고, 답변으로 부품을 구매할 수 있는 아시아 지역 연락처도 받았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해서, 그 연락처 중에 쓸만한 연락처가 없었다.
그 홈페이지들에서는 해당 부품을 구매할 수도 없었고, 그나마도 죄다 중국어/일본어로만 표시되어 읽을 수도 없었던 것…
그런다고 아예 못 쓸 상황도 아니라 그냥저냥 쓰고 있었는데, 이제 드디어 거의 임계점에 도달했다는 느낌이 느껴졌다.
전원 버튼도 한계까지 눌러야 켜지고, 리셋 버튼도 망가진 것이다!
이제 켜지긴 켜지지만, 정말로 힘들게 켜야 하고, 그게 귀찮아서(?) 직접 보드에서 핀을 쇼트 시켜 전원을 켜는 게 차라리 편한 상태가 된 것이다.
게다가, 아쉬운대로 리셋 버튼을 전원 버튼으로 활용하는 무공도 쓸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자본주의는 대단한 것이라, 이미 이를 위한 부품은 손쉽게 살 수 있다.
일단 파워 버튼 부품 2개 구매.
케이스를 열어 일단 전원 버튼과 리셋 버튼을 분리했다.
버튼의 설치 위치는 고심 끝에 전면 패널의 5.25" 베이 커버를 이용하기로 했다.
커버의 손잡이 부근에 버튼을 넣고 선을 관통시킬 수 있는 공간이 있다.
2개 산 버튼은, 하나는 전원, 하나는 리셋 버튼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헷갈리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메인보드에 버튼들을 연결.
장착이 완료된 모습은 아래와 같다.
마치 저 틈은 이 버튼들을 위해 존재해온 것 같다…
전면 커버를 닫아보니, 커버를 여닫는데도 아무런 방해가 되지 않는다.
조립과 설치를 완료한 뒤 전원을 넣어보니 훌륭하게 들어온다.
물론, 사진에 보이는 링의 LED만 동작하고 버튼 자체는 먹통이다.
덧. 알리를 뒤져보니 아예 아래와 같은 놈을 팔고 있다.
달아놓으면 예쁘기도 할 것 같아서 일단 지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