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은 수퍼 히어로 무비 역사에 있어 획기적인 해였다.
5월에 [아이언맨]이 개봉했으며, 7월에는 [다크 나이트]가 개봉했다.
물론 이전에도 [수퍼맨 더 무비]나 [배트맨] 등의 영화가 흥행했지만, 이때부터야 수퍼 히어로 영화들이 대량으로 쏟아져나올 수 있었다.
[다크 나이트]는 이전까지 있던 수퍼 히어로 영화는 애들이나 보는 것 같은 편견을 근본적으로 무너뜨리기(?)까지 했었고.
수퍼 히어로 무비 역사상 최고의 작품 [다크 나이트(2008)]
그런데, 이 이후의 DC무비버스와 MCU의 진행은 사뭇 다르게 진행됐다.
MCU는 [아이언맨]부터 페이즈1로 설정해서 영역을 확장해갔으며, 결국 [어벤저스] 두 편을 포함한 열여섯 편의 영화를 흥행시키고 있다.
다양한 히어로들과 빌런이 나오고 있지만, 그 중심에는 아이언맨이 있다.
어벤저스 훈련소도 토 사장이 만들어주고, 아이러니컬하게도 많은 빌런들이 토 사장 부자로 인해 생겨났다.
시리즈에 조연으로 등장해도 주연급의 포스를 보여줌으로써 시리즈 전체를 안정감 있게 만드는 효과도 아이언맨이 담당한다.
MCU의 거대한 시작, [아이언맨(2008)]
하지만, DC 쪽은 진행방향을 완전히 다르게 잡았다.
[다크 나이트] 트릴로지는 그대로 마감을 한 뒤 [맨 오브 스틸]을 DCEU의 첫 작품으로 삼았다.
문제는 [맨 오브 스틸]이 [아이언맨] 급의 안정감을 주지 못했다는 점.
이후 [배트맨 대 수퍼맨]이 나왔지만, 그 역시 안정감과는 거리가 먼 작품이었다.
오히려 잠깐 나온 원더우먼이 더 존재감이 컸다는 점은 시리즈 전체에 있어서는 구심점이 없다고 해도 무방한 것이다.
원더우먼의 인기가 오히려 시리즈 전체에는 독이 되는 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나의 존재감은 이러하다능!
올해 말이 되면 [저스티스 리그] 영화가 나온다.
그런데, 지금까지 나온 어떤 주요 캐릭터도 중심을 잡고 있지 못한 게 현실이다.
배트맨이 그저 느낌만으로 저스티스 리그를 구성하고는 있는데, 단독 영화도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 안정감 같은 건 없다.
수퍼맨은 벌써 죽었으며, 원더우먼은 저스티스 리그 구성에 대해 뜨뜻미지근한 답변만 했다.
과연 이렇게나 구심점이 없는 DCEU는 순항이 가능이나 한 것일까?
덧1. 설상가상으로 [배트맨 대 수퍼맨], [원더우먼]에서는 코믹스의 주요 조연의 신분을 엉뚱하게 바꾸거나 아예 퇴장시키는 선택을 했는데, 이 역시 안정감을 크게 저하시켰다고 생각함
덧2. 이미 늦은 얘기지만, 배트맨 쪽은 리부트해도 수퍼맨은 [수퍼맨 리턴즈]를 DCEU의 시작으로 삼는 것이 차라리 더 나은 안정감을 줬으리라 생각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