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루시]는 참으로 흥미로운 포인트가 많은 영화다.
빌런으로 최민식이 출연하여 한국인 악당을 열연(?)하고, 부하들까지 모두 한국인으로 정상적인 한국어를 사용한다.
뇌의 능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면 어떻게 될까하는 오래된 문제도 열심히 다룬다.
오랜만에 [택시] 느낌의 도심 카체이싱도 보여준다.
또, 인간 세상이 동물계와 얼마나 유사한지도 뻔뻔한(?) 편집으로 표현한다.
그런데, 영화가 진행될 수록 이러한 포인트는 죄다 희석되고 앞뒤 없는 진행과 유치찬란한 액션을 보이다 끝나버린다.
뭔가 그럴싸하게 시작한 주제의식은 결국 중2병 수준의 수박 겉핥기만 하다 끝나버린다.
심지어 마지막 액션(?)은 영화 전개상 왜 그런 짓을 하는지도 알 수가 없다.
천장에 악당들을 매달아놓고서 과학자들과 일을 해도 충분한 능력을 가지고 있으면서 말이다…
게다가, 그 액션(?)이 진행되는 동안 루시가 하려는 일은 USB… 쿨럭
이 영화를 보면서 느낀 어이 없는 부분들은 대략 아래와 같았다…
참으로 실망이 컸다…
1. 미스터 장은 타이완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마약 중개상이다.
프랑스에도 엄청난 무기를 막 반입할 수 있는 능력자다.
그런데, 영어는 한 마디도 못한다. 이 설정이 말이 되나?
혹시 중국어와 프랑스어만 겁나 잘 하는 건가?
뤽 베송은 영화 [택시]에서도 한국인에 대한 부정적인 인상을 팍팍 보여줬다.
나에겐 아직도 그런 걸 보여주려고 안달인 느낌이었다.
2. 결국 마지막 장면에서 주인공 루시와 최초의 유인원 루시가 이티 터치 하는 게 뤽 감독이 보여주고 싶어했던 핵심인 듯.
게다가 루시라는 이름은 비틀즈의 <Lucy In The Sky With Diamonds>에서도 마약이라 오해(?)받은 전적도 있다.
즉, 루시가 루시 빨고 루시 만난다는…
3. 뇌의 능력을 100% 활용하면 뭐가 어떻게 된다고?
뇌의 능력을 극대화시켜 활용하면 초능력을 갖는다… 그렇다고 치자.
그런데, 그 능력의 범위가 시간을 거스르고, 전파 속으로 들어가고… 이건 대체 뭐냐…
타인의 생각을 읽고, 중력을 거스르고… 정도의 범위라면 수긍을 하겠는데, 전파를 해킹하는 단계에선 어이가 없었다.
심지어 화상통신을 하는 장면에선 뭐…
뇌의 능력이 100% 발휘되면 머리 속에서 H.264 코덱이 생긴단 얘기잖아… ㅋㅋㅋㅋ
4. 그래서 결론은 USB?
시공간을 뛰어넘는 엄청난 능력을 갖고, 세상의 모든 지식을 가졌는데… 그리고, 그것을 전수하려고 하는데…
방법이 USB? 그게 최선입니까? 확실해요?
덧1. 감독은 설정에 대해 "수퍼맨 나는거나 스파이더맨이 거미한테 물린거나 다 가짜인데 뭐 어때"라고 쿨하게 답했다고 한다.
이봐요. 설정이 말이 안 된다는 게 아니라 그 안에서 개연성이 없다고요…
덧2. 루시가 갇혀있던 방의 벽에 保持淸潔라고 커다랗게 적혀있었다.
이거 대체 어떤 색휘가 끼워넣은 거냐… 뤽 베송이 한자와 한국식 독음을 알고 있을 리는 전혀 없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