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 나이트 라이즈]와 [스카이폴]이 박스 오피스를 뒤흔든 게 2년이 지났다.
그런데, 조금만 뜯어보면 이 두 영화의 구조는 사실 굉장히 닮아있다.
두 작품 모두 전형적인 영웅담의 구성을 따르고 있다는 점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영웅담의 전형이라면 무엇보다도 율리시즈일 것이다.
We are not now that strength which in old days
Moved earth and heaven, that which we are, we are;
One equal temper of heroic hearts,
Made weak by time and fate, but strong in will
To strive, to seek, to find, and not to yield.
비록 우리의 힘이 옛날처럼 하늘과 땅을 뒤흔들 수는 없더라도
그래도 우리는 우리다, 모두 하나같이
영웅의 기개를 가진 우리는,
시간과 운명에 어쩔 수 없이 약해졌다 하여도
강력한 의지로 싸우고, 추구하고, 발견하고
결코 굴복하지 않겠도다.
알프레드 테니슨의 시 <율리시즈>는 트로이 전쟁을 마치고 고국으로 돌아오는 긴 여정을 마친 율리시즈가 다시 바다를 향한 항해를 결심하는 장면을 묘사한다.
비록 시간이 흐름에 따라 육신은 약해졌지만, 여전히 강한 정신력을 갖고 있음을 상징하는 내용이다.
1. [다크 나이트 라이즈]
사실, 다크 나이트 삼부작은 각각의 장르가 다른 굉장히 특이한 영화다.
[배트맨 비긴즈]는 심리극이 주축이고, [다크 나이트]는 범죄 느와르가 주축이다.
재미있는 점은 [다크 나이트 라이즈]에 와서야 전형적인 영웅담이 되었다는 것이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그리고, 전작에서 그가 모든 죄를 덮어썼기 때문에) 세상은 배트맨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더욱이 체력도 약해졌고, 몸도 많이 상했다.
결국 그가 필요한 상황이 발생하지만, 체력도 부족하고, 세상도 그를 달가워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는 강력한 의지로 모든 상황을 극복해낸다.
2. [스카이폴]
두 편의 전작에서 사실상의 리부트가 이루어졌고, 007은 새내기 00 요원으로 묘사되었다.
하지만, [스카이폴]에선 시간이 많이 흐른 시점이다.
You've been playing it long enough. We both have.
시간이 흐름에 따라 세상은 00 섹션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더욱이 체력도 약해졌고, 몸도 많이 상했다.
결국 그가 필요한 상황이 발생하지만, 체력도 부족하고, 세상도 그를 달가워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는 강력한 의지로 모든 상황을 극복해낸다.
덧, 전형적인 영웅물이라는 점을 묘사하는 방식은 [스카이폴]이 좀 더 노골적이었다.
아예 M이 직접 테니슨의 그 시를 읊는 장면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