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불호가 명확히 갈리기도 하고, 큰 흥행을 못한 영화긴 하지만, [프로메테우스]는 수작임에는 분명하다.
이 영화는 단순한 SF 영화가 아니라 신화의 영역을 SF와 조합한 영화다.
즉, 이 영화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SF 보다는 신화에 가깝게 읽어야 한다.
물론, 큰 줄기를 신화에 맞추면서 등장인물 행동의 개연성이 다소 희생된 면도 있다.
게다가, 거기에 공포영화의 공식을 대입하면서 가끔 짜증을 일으키는 행동도 보이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가장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은 비커스의 캐릭터이다.
[에이리언]에서 리플리의 캐릭터는 원칙을 중시하는 냉철한 캐릭터였다.
그리고, 이를 그대로 이어받은 것이 비커스인데, 정작 마지막에는 살아남지 못했다.
(감염자가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장면은 굉장히 의도적으로 들어간 장면임. 리플리도 똑같이 행동했음)
하지만, 그 덕에 영화의 큰 그림은 충분히 묵직하며, 영상 역시 그 무게감에 맞는 수준을 보여준다.
이 영화에 대한 평은 대충 정리하고… 영화를 보며 떠오른 전작의 흔적들을 정리해봤다.
1. Weyland-Yutani (2편 [Aliens])
많은 사람들이 착각을 하는 것이 회사명 웨이랜드-유타니가 1편에 나왔다는 것이다.
사실 이 이름은 2편에서 처음 등장했으며, 1편에선 회사(company)로만 불렸다.
1편에선 보다시피 로고만 살짝 등장함. "CRT" 모니터 위를 볼 것.
물론, 본 영화에서는 웨이랜드 사라는 이름만 등장한다.
2. LV-426 (2편 [Aliens])
이 역시 많이들 착각하는 내용이다.
1편에서는 행성의 이름이 언급되지 않는다. 단지, planetoid, ball 등으로만 불린다.
이것에 LV-426이라는 이름을 붙인 사람은 제임스 카메론이다.
[프로메테우스]의 배경은 LV-223으로 LV-426과 유사한 명명법을 사용한다.
3. Terraforming (또 2편 [Aliens])
영화의 진행상 큰 의미가 없는 내용 중 하나가 테라포밍이었다.
헬멧을 벗기 위한 것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여러모로 2편을 생각나게 했다.
1편에서 호흡이 불가능했던 행성 LV-426은 2편 시점에서는 테라포밍을 통해 호흡이 가능하도록 변해있었다.
4. 농구 (4편 [Alien Resurrection])
데이빗이 심심해서 하는 완벽한 운동신경을 사용한 농구는 4편을 연상시켰다.
5. 에이리언의 진화 (2~4편)
1편에서는 에이리언이 진화한다는 설정이 없다.
그러다가 2편에서 (또!) 카메론이 퀸 에이리언이라는 설정을 집어넣으며 진화라는 개념이 들어왔다.
이것이 3-4편으로 가면서 숙주의 형질을 복제한다는 등의 설정도 추가된 것이다.
에이리언이 진화한다는 설정은 이러한 전작들에서의 변화를 연상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