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얼룩무늬 전투복을 입고 빡빡 기던 옛날에...

당시는 하이텔, 천리안 등의 PC 통신이 사회의 주류(?)인 세상이라 인터넷이란 개념 자체가 생소하기만 했다.

PC 잡지들을 읽어봐도 뭔가 뜬구름 잡는 소리밖에 없었다.

 

이래선 도저히 답을 못 찾을 것 같던 어느날 외박을 나와서 친구에게 질문을 했다.

 

인터넷이라는 게 뭐냐?

 

전공자이자 얼리 어댑터였던 그 친구는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답해줬다.

 

인터넷은 일단 경험을 해봐야 알 수 있다.
그리고, 그걸 해보려면 딱 3가지만 알면 된다:
트럼펫 윈속, 넷스케이프 네비게이터 그리고, 야후

 

그러고는 그게 무엇인지에 대해 간단히 설명을 시작했다.

나는 끝내 트럼펫 윈속을 구하지 못했고, 윈도우 95를 설치하고 나서야 인터넷을 써볼 수 있었다.

내가 처음으로 검색해서 읽어본 내용은 NTSC와 PAL 방식의 차이를 설명한 페이지였다.

 

트럼펫 윈속

지금은 윈속(Winsock)은 BSD Socket과 더불어 소켓의 양대산맥이지만, 처음 윈속이 나왔을 땐 이런 수준이 아니었다.

윈도우 3.1 시절[각주:1]에 MS가 윈속 1.0을 발표했을 땐 무려 구현 없이 API만 발표했었다.

 

얼마 뒤인 1994년 호주에서 개발된 소프트웨어가 바로 이 트럼펫 윈속이었다.

전화 모뎀을 통해 소켓 통신을 가능하게 해주는 윈도우 환경에서 최초이자 유일한 소프트웨어가 나온 것이다.

1달간 쓸 수있는 셰어웨어로 공개되었으나, 훌륭한 기능과 더불어 재설치 하면 기간이 리셋되는 약점으로 인해 널리 퍼져나갔다.

 

이후 윈도우 95에서 전화 접속 네트워킹이라는 이름으로 이 기능을 내장하기 전까지 사실상 유일한 솔루션으로 군림했다.

 

 

넷스케이프 네비게이터

크롬과 파이어폭스가 있기 전에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있었고, 그것이 있기 전에 넷스케이프[각주:2]가 있었다.

당시엔 넷스케이브 네비게이터[각주:3]제대로 쓸 수 있는 유일한 웹 브라우저였다.

 

여기저기서 뿌려댄 덕분에 구하기도 무척 쉬웠고, 기능 역시 막강했다.

NPAPI(Netscape Plugin API)를 통해 기능을 확장하여 비디오/오디오 재생 기능도 구현할 수 있었다.

이 아이디어는 MS에서 활동적 엑스(Active X)라는 형태로 활용되게 되기도 한다.

 

애석하게 웹 브라우저 전쟁에서 패배하고 2008년을 끝으로 개발이 중단된다.

 

 

야후!

처음 웹(WWW)이라는 환경이 확산되기 시작했을 때 진짜 문제는 웹 페이지가 있는지 자체를 알 수 없다는 점이었다.

제리 양과 데이빗 파일로라는 두 명의 개발자는 알려진 모든 사이트를 카테고리로 정리한 야후!라는 사이트를 만들었다.

그리고, 새로운 사이트가 만들어질 때마다 여기 등록해서 누구나 여기를 통해 인터넷을 검색할 수 있게 했다.

 

이후 웹의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여기 대응할 수 있는 검색 엔진의 개발이 늦어졌고 이 시장은 구글이 독식하게 되었다.

 

 

 

  1. 윈도우 3.1은 1992년 4월에, 윈속 1.0 표준은 1992년 6월에 발표 [본문으로]
  2. 여기서 더 앞으로 가면 모자이크가 등장함 [본문으로]
  3. 이후 넷스케이프 커뮤니케이터로 이름이 변경됨 [본문으로]
반응형

공유하기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naver 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