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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스포일러가 잔뜩 포함된 글입니다

 

시리즈의 마무리를 꼭 이렇게 했어야만 했니?

 

많은 올드 팬들에게 그렇겠지만 인디아나 존스는 내 인생의 시리즈다.

3편이 개봉했을 땐 소설판까지 구해 읽으며 영화판과의 차이를 비교하며 분석해보곤 했었다.

 

그러다 4편이 나왔었고... 그 영화는 더 이상의 설명은 생략한다...

 

1. 역겨움

이 영화는 일단 4편이었던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보단 조금은 나은 영화다.

신비로운 영물은 영화 마지막에만 작용하고, 그 전까지는 오로지 사람의 능력만으로 문제를 해결한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고 영화는 특히 올드 팬들에게는 전반적으로 역겨움을 선사한다.

 

일단 은퇴하는 존스 박사 주변의 모두가 그를 모욕하지 못해 안달이다.

이건 이웃이건, 대녀건 모두 마찬가지다.

옛날부터 알았던 캐릭터들을 제외하면 그냥 모두가 그를 능멸하는 것에 목숨을 건다.

마치 존스 박사를 사랑하는 관객들 얼굴에 날계란이라도 던지고 싶어 하는 것 같다.

 

인디아나 존스 박사에 대한 능멸각을 재고 있는 대녀 헬레나 쇼

 

제작진이 주인공으로 만들고 싶어하는 캐릭터는 헬레나 쇼[각주:1]다.

얘는 분명히 초반 액션에서 존스 박사와 생사를 함께 했던 바질 쇼의 딸이고 인디의 대녀다.

그런데, 이게 하는 짓은 그냥 머리에 콜트 파이썬으로 6발 다 박아도 무죄일 짓밖에 하지 않는다.

 

도덕성? 그런 건 개나 줘버려 수준이다. 그야말로 요즘 돈즈니판 PC의 현주소.

존스 박사에게 인사하러 와서는 존스의 물건을 훔친 뒤 나치 살인자들에게 존스 박사를 먹잇감으로 던져준 뒤 문 잠그고 튄다...

 

CIA와 나치들이 당신을 죽이러 오지만 나만 살면 되니까 문을 잠글 게요. 대부님. 안녕.

 

조폭이랑 사귀면서 꾸준히 더러운 짓을 해온 건 덤이다.

게다가 존스에게 훔친 물건으로 불법 경매를 하면서 "이것이 자본주의다!"를 외친다.

 

"이게 자본주의야"라고 돈밖에 모르는 돈즈니 영화에서 대사를 치셨습니다

 

근데, 또 존스 박사는 이걸 보면서 "네 안에 선이 남아있구나"로 퉁쳐주는 등신이 되고...

아... [스타워즈 에피6]인줄 알고 눈물이 날 뻔 했네...

 

2. 돈즈니표 PC가 아니라면 해석할 수 없는 전개

앞에서도 언급했듯 헬레나 쇼는 요즘 쉽게 볼 수 있는 돈즈니표 PC 캐릭터다.

무능하고 도덕성도 없지만 그냥 주인공[각주:2]이다.

영화 내에서 아무도 이 분의 더러운 도덕성에 대해 비난하지 않는다.

마치 당연히 그래도 된다는 것처럼.

 

존스는 클로즈업 구도에서 "헬레나 쇼!!"를 외치며 주인공 자리를 넘겨주고 엔딩 무렵 클로즈업 개소리 연설도 헬레나 쇼가 차지한다.

마치 "우리 존스 영감은 가족이랑 잘 지내고 이제 백인 여성이 리드해야지? 그래야 PC지?"라고 외치는 거 같다.

 

그리고, 역시 PC스러운 버디물이니까 비백인 남캐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키 호이 콴처럼 똘망똘망해보이는 남성은 있으면 안 되니 콧수염 나고 매력 없고 아무런 도덕성도 없는 도둑놈이 등장한다.

내부 시사회 결과 엔딩이 바뀌었다는데, 원래 기획했던 엔딩이 뭐였는지 뻔히 보인다.

 

한편 나치의 뒷배로 등장하는 CIA의 여성 요원도 어이가 없다.

 

무고한 미국 시민들의 끔살당한 상황에 대한 책임이 있는 유일한 공권력이지만 뭐...

 

얘는 그러니까... 나치를 도와서 무고한[각주:3] 미국시민들이 끔살당하고 학교가 엉망진창이 되는 걸 돕다가 상황이 꼬이고 자신도 나치에게 살해당한다.

그런데... 이 자리에 있던 나치들은 죄다 사라지니까 결국 나중에도 이 캐릭터를 비난할 수 있는 등장인물은 없다...

그냥 관객이 보기엔 나치한테 총 맞아 죽는, 영화 내적으론 임무 수행 중에 사망하는 걸로 영웅답게 퇴장하는 것.

왜지? 그 CIA 요원은 흑인 여성이니까?

 

3. 그나마 후반부 액션은 낫긴 한데...

영화 극초반부 해리슨 포드의 얼굴을 디에이징한 씬이 영화에서 제일 존스 영화다운 부분이다.

 

일단 마구마구 반갑습니다. 존스 박사님!

 

사실 너무 80년대 액션영화스러운 연출이라 조금은 더 세련됐으면 하는 생각은 들었는데, 영화 끝나고 보니 그 장면들이 가장 훌륭했다.
나머지가 워낙 쓰레기니까.

 

사실 트롤링이 전부인 전반부에 비하면 후반부로 가면 액션 자체는 그나마 좀 나아지긴 한다.

영화에서 전체적인 액션은 포드의 나이 때문에 존스가 주력이 될 수 없으니 헬레나 쇼가 주력이 된다.

이 자체는 옳은 선택이다.

 

하지만, 액션의 흐름 자체를 존스가 주도하지 못하니 누가 주인공인지 모를 지경이다. (아... 헬레나 쇼의 돈즈니PC 모험담이지...)

이건 무려 "같은" 시리즈의 3편과 너무나 대조되는데, 거기선 헨리 존스 1세가 액션을 담당하지 않아도 중요한 리딩을 해냈었다.

 

갑자기 샤를마뉴가 떠오르는군. 내 군대가 바위와 나무와 하늘의 새가 되게 하소서...

 

영화 전반부를 헬레나 쇼의 개트롤짓으로 때운 이유는 후반부의 존스 스러운 액션을 위해서인 것 같은데...

정작 이 액션들은 헬레나 쇼가 다 주도하는 것이다.

 

4. 아폴로 11호 전체를 능멸하는 의도는?

영화 전반부에서 아폴로 11호 퍼레이드를 개판을 만드는 장면의 의미를 모르겠다.

과거에 대한 부정 같은 건가?

디즈니 퍼레이드를 작살냈으면 뭔가 자기비하 개그라는 생각이라도 들었을 것 같은데...

 

아폴로 11호 퍼레이드라면 작살내야 맛이지!

 

좀 더 근본적으로 가보면... 폴러 박사는 누가 봐도 폰 브라운이다.

SS 소속이었고, 미국에선 아폴로 계획에 큰 공헌을 해서 훈장을 수여하려고 한다.

 

실제로 나치당 소속이었던 폰 브라운 소령

 

하지만 실제 역사와 달리 영화에서의 폴러 박사는 뼛속까지 나치이다.

이거 뭐... 미국 백인 남성 니들이 이룬 건 죄다 무너뜨려야 하고, 백인놈들은 나치다!!! 같은 건가?

 

돈즈니판 PC의 일환인 건지 뭔지 모르겠다.

 

5. 나치를 개새끼로 묘사하려는 작가들이 무능한 거 같은데?

나치를 악당으로 만들어 플롯을 전개하는 건 인디 시리즈의 전통이다.

하지만, 나치 관련 묘사가 이렇게나 멍청한 적이 있었나 싶다.

 

영화에서 폴러 박사가 이끄는 나치들은 무려 CIA를 뒷배로 활동한다.

그 과정에서 미국 시민을 학살하고 돌아다닌다.

심지어 이 살인의 용의자로 존스 박사가 거론된다.

아니... 나치가 개새끼 맞지... 맞는데... 미국 시내 그것도 대학교 안에서 교직원을 총으로 막 쏴죽이고 다닌다고?

그렇게 쏴죽이지 않아도 나치는 개새끼 맞는데?

 

심지어 이 나치들은 고대 그리스까지 가서 다 죽어서 사라져버려 존스 박사의 누명을 벗길 방법도 없이 영화는 끝난다.

 

이건 작가들이 너무 무능한 거 같은데?

뭐... 작가들이 무능한 것보단 돈즈니 지휘부에서 이런 식으로 하라고 몰아갔을 것 같지만...

 

6. 이번에도 기존 캐릭터에 대한 예우가 없는 돈즈니

샤이아 라보프는 4편이 개봉했을 때만해도 떠오르는 스타로 주목을 받았었다.

하지만, 이후 그는 음주운전, 약물복용, 절도, 폭력을 포함한 온갖 기행을 저지르며 디즈니스럽지못한 배우가 되었다.

그런데, 아무리 사고를 쳤다지만 영화에서 그를 보내는 방식은 너무나 치졸하다.

어떻게 해서든 모욕을 하고야 말겠다는 너무나 사랑이 넘치는 돈즈니의 의지가 느껴진다.

 

살라 역을 맡은 존 리스데이비스는 4편의 출연을 고사했었는데, 그 때도 캐릭터를 무시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번 영화에서도 살라는 단순 카메오 출연 이상의 아무 것도 없다.

 

푸시킨 장군님... 아니, 살라 아저씨는 영화에서 사실상 무시당하심

 

저렇게 등장시킬 거면 등장시키지 말았어야지...

 

 

덧1. 나치 살인광 클라버를 연기한 보이드 홀브룩은 같은 감독이 연출한 [로건]에도 출연했었는데, 캐릭터가 여러모로 너무 비슷함

 

누가 봐도 [로건]의 도널드 피어스

 

덧2. 이 영화는 전작들에 비해 사람 죽는 걸 대수롭지 않게 죽이는 잔혹함이 느껴지는데, 이건 감독 취향인 듯

 

왜 나왔는지도 잘 모르겠지만 동료들과 함께 끔살당하는 안토니오 반데라스

 

덧3. 그 위대하신 분이 엄청난 걸 발명하셨는데, 그게 발생하는 틈은 하늘에 생겨서, 그 분께선 직접 가보지 못했을 거라는 게 함정...

 

 

덧4. 이 영화는 전작의 캐릭터들은 물론, 클리셰들에 대한 모욕이 계속 느껴지는데, 첫 장면부터 그러함.

[인디아나 존스]의 오프닝은 언제나 파라마운트 로고 직후에 산 모양이 등장하는데, 이번 편에선 그런 거 안 보여줌.

스필버그가 제작에 참여했는데 실수로 뺏을 리는 없고, 돈즈니의 의도라 봐야될 듯.

 

 

  1. 인디아나 존스는 그냥 뒷방 찌질이 늙은이며, 모욕을 줘가며 자살이라도 시키려는 수준의 각본임 [본문으로]
  2.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 영화의 진주인공은 헬레나 쇼다. 존스 박사는 그냥 얼굴마담이다. [본문으로]
  3. 그야말로 존스 박사 주변에서 대학교 업무를 보시는 무고할 수 밖에 없는 캐릭터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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