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디 플레이어 원]은 1980년대의 문화[각주:1]에 대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무한한 사랑의 총집합과도 같은 영화다.
[백 투더 퓨처], [샤이닝] 등의 영화에서 굵직한 소재들을 가져왔고, 주인공 일행의 구성은 [구니스]를 여러모로 연상시킨다.
영화의 재미는 초반부의 레이싱부터 짜릿하게 느낄 수 있는데, 수많은 눈에 익은 차량들이 경주하는 장면에서 엄청난 박진감과 시각적 쾌감을 안겨준다.
특히 레이싱을 방해하는 킹콩과 공룡은 시작부터 영화에 대한 몰입감을 극대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후 풀어나가는 구조는 너무나 익숙하고 반갑기 짝이 없는 80년대 스필버그의 어드벤처 스타일이다.
이 과정에서 일부 퍼즐의 난이도가 다소 쉽다는 지적도 있지만, 액션/어드벤처와 호러[각주:2]를 적절히 섞은 영화의 구성에 80년대 전후를 추억할 수 있는 수많은 캐릭터들의 등장은 티끌만큼의 아쉬움을 완전히 덮을 수 있었다.
영화 제목인 [레디 플레이어 원] 자체가 의미하듯이, 이 영화의 커다란 축 중 하나는 게임이다.
세 개의 퍼즐 중 마지막 퍼즐이 게임 <어드벤처>일 정도로 이 영화는 게임을 중요한 소재로 다루고 있다.
영화에서 제일 처음 보여주는 배경이 <마인 크래프트>이고, 웨이드 와츠[각주:3]와 함께 사는 이모의 애인은 <스타 크래프트>의 주인공 제임스 레이너의 캐릭터를 사용하며, <스트리트 파이터>의 류와 춘리를 비롯해서 <헤일로>, <오버워치> 등등 수십 종 이상의 게임 캐릭터들을 (영화 캐릭터들과 함께)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자체도 꿈과도 같은 일인데, 클라이막스의 전쟁은 무려 둠 행성(아마도 게임 <둠>의 배경인…)이다.
이 외에도 일일이 다 열거할 수도 없는 아니, 다 인식하기에도 벅찬 엄청난 양의 영화/애니메니션/게임 캐릭터들이 장면 곳곳에 배치되어 눈을 즐겁게 해준다.
이 영화는 서사구조가 완벽한 영화는 아니다.
하지만, 영화의 시각적 재미가 출중하고, 영화의 모든 곳에서 느껴지는 80년대의 문화들에 대한 스필버그 감독의 애정만으로도 너무나 사랑스러운 영화다.
덧1.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도 번역은 심각한 수준임
메카고지라를 메카고질라도 아니고 메가고질라라고 번역하는 센스(?)는 처참했다.
또한, 마지막 부근에서 "당신이 로즈버드였어요"를 "당신이 가장 소중하고 어쩌고…"로 번역한 부분은 그냥 설명충 느낌이었고…
그 유명한 음악 <Video Killed the Radio Star>를 굳이 <비디오가 라디오 스타를 죽였다>로 번역한 건 무엇이며…
덧2. 주인공 웨이드가 타는 차는 [백 투더 퓨처]의 드로리언에 약간의 튜닝을 가한 모델
앞부분에 [전격 Z작전]의 K.I.T.T와 유사한 적색 등을 달았는데, 이 등은 킹콩 씬에서 확인 가능하다.
덧3. 초반에 등장하는 공룡은 [쥐라기 공룡]의 티렉스가 아님
스필버그 감독도 비슷한 얘길 했는데, 킹콩과 함께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킹콩]의 공룡[각주:4]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함
덧4. 게임 캐릭터로는 등장하지 않았지만, 게임 <골든아이>를 언급해준 건 무척 반가웠음
덧5. 많이들 언급한 얘긴데 영화 [샤이닝]에 대한 오마주는 최고의 수준임
원작의 공포 코드를 단 하나도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또 다른 유머 코드를 보여줬음.
덧6. RX-78 건담이 취한 바로 이 포즈는…
사실 ZZ-건담의 시그니쳐 포즈임
아래 동영상에서 확인 가능.
덧7. [터미네이터2]의 오마주는 너무나 반가웠는데, 안타까운 장면에서 반가움이라 기분이 묘했음
게다가, 아이언 자이언트는 원작에서도 또 다른 방식으로 희생하기고 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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