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전설의 서막과도 같았던 KOEI 사의 걸작 <삼국지> 1편을 번역하기 전에 먼저 한 것은 <삼국지>를 읽는 것이었다.

처음으로 접한 것은 친구 집에 있던 정비석 평역이었으며, 얼마 뒤엔 이문열 평역도 사읽기 시작했다.


하지만, 철이 들고 다양한 자료를 접하면서 깨달은 것은 오역 투성이의 엉터리 책이라는 것.

심지어 <삼국지가 울고 있네>같은 대놓고 까는 책이 나올 지경이다…


오역 투성이의 쓰레기, 이문열의 <삼국지>


워낙에 쓰레기라 언젠간 없애려 했는데, 이번에 워낙에 훌륭하신 말씀을 하신 김에 태워 없애기로 했다.


그런데, 막상 태우려고 하니 태울 곳을 찾는 것이 만만치가 않다.

고심 끝에 찾은 곳은 시골 모처의 아궁이…

일단 바리바리 싸들고 시골로 향했다.



시골에서 아궁이에 불을 붙여보지 않으면 잘 모르는 것이, 불 붙이는 게 결코 쉽지가 않다.

지금은 라이터라도 있으니 그나마 낫지, 조선시대 때 며느리 갈굴 때 주요 소재 중 하나가 이것이었다는 게 이해가 간다.



이윽고 불이 오르기 시작했고, 대망의 1권을 집어넣었지만, 너무 성급했다.

이렇게 하면 잘 불타지 않는다…



이렇게 일일이 찢어서 넣어야 한다.

다행히(?) 오래된 책이라 잘 찢어진다.



30분 가량 경과해서 이 정도의 재가 만들어졌지만…



아직 네 권밖에 못 태웠고, 신에게는 아직 태울 것이 여섯 권이나 남았나이다…



찢다보니 옛날 맞춤법들이 눈에 띈다.

그렇다. 예전엔 저렇게 배우고 썼다.


'잘됐읍니다', '되겠읍니다'의 압박…


이윽고 한 시간이 흐르고 모든 소각이 끝났다.

아래는 마지막으로 집어넣은 10권의 표지.



이렇게 내 청춘의 한 자락이 재가 돼버렸다.


이문열 씨. 당신은 국민들에게 모욕감을 줬어.



덧. 이거 태우면서 고구마를 같이 구웠다.

그런데, 잘 익었는지 열어보지도 못하고 시간 관계상 퇴각.


고구마도 안녕…



반응형

공유하기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naver 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