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0
여차저차한 사정으로 지방 모처에 일자리를 구해 일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막상 내려와보니 사람들도 내 맘 같지 않거니와 문화생활이 거의 이루어지지 못했다.
그러다 마침 집 가까운 곳에 하고 싶던 분야의 개발자 자리가 있어 이직하기로 했다.
기존 직장에서의 업무를 서둘러 정리하고 인계서를 정성들여 작성한 뒤 부랴부랴 주말에 올라왔는데...
올라오는 길에 몸이 이상하게 피곤했다.
막판에 너무 무리해서 그런가하는 생각을 하며 겨우 집에 도착해서 코로나 자가진단 키트로 검사를 해봤다.
결과는 음성.
day1
푹 자고 나면 나아질 거란 기대와 함께 숙면을 취했는데, 다음날 아침도 그닥 나아지는 것 같지 않아 또 검사를 했다.
결과를 보고 뭔가 크게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어 KF94 마스크를 쓰고 부랴부랴 보건소로 향했다.
입구에서 전자 문진표를 작성한 뒤 검사 키트를 제출하니 바로 PCR 검사로 직행.
집에 돌아와서 더 컨디션 떨어지기 전에 샤워부터 하고 사전 자가 격리에 돌입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가족들 모두 자가진단 키트로 검사를 했으나 모두 음성이 나온 게 그나마 다행이랄까...
day2
이윽고 다음날 아침에 받은 행운의 편지.
이제 점점 더 컨디션은 엉망이 되고, 근육통에 고열에 가래까지 끓은 채로 끙끙 앓으며 하루를 보냈다.
day3
아침에 동거인 권고 지침에 따라 가족들은 보건소로 가서 PCR 검사를 받고 왔다.
뭔가 쎄한 기분에 가족들 모두 자가진단 키트로 한 번 더 검사를 했는데, 죄다 양성[...]
그래서 전 가족 가택연금 상태가 되어버렸다.
내 몸 컨디션은 전날보단 많이 나아졌지만, 정신 없고, 생각이 집중되지 않는 건 별 차이가 없다.
그냥 신체가 느끼는 통증 자체만 덜할 뿐이었다.
day4
이제야 좀 정신이 든다.
오히려 가족들은 골골한데 내가 상대적으로 좀 더 멀쩡해서 아침 식사부터 내가 차리고 방 청소와 환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 지나고 보니 멀쩡하다는 거 그냥 착각이고 컨디션 엉망.
온 가족이 그냥 각자 자리에 누워서 뒹굴거리며 하루를 그냥 보냄.
그나마 집에 식재료들이 있다는 게 다행일 뿐임.
저녁 무렵이 되니 이제 진짜로 회복되어가고 있다는 게 느껴짐.
단, 가래는 상당히 나오고, 근육통도 다 낫지 않은 상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