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컴퓨터를 밤새며 돌렸던 작업이 뭐였나 생각해봤다.
아마도, 처음으로 그렇게 돌렸던 작업은 80년대 중반 MSX에서 Mandelbrot 프랙탈을 그려본 것 같았다.
이건 MSX 버전의 화면은 아님. 단지, 대략 이 정도의 해상도였다는 뜻…
월간 마이크로 소프트웨어에 소개된 기사를 읽고서 (개념을 제대로 이해도 못하면서) MSX Basic으로 돌려본 것이었다.
굉장히 낮은 해상도임에도 화면 하나를 채우려면 몇 시간 돌려야 했기 때문에 자기 전에 좌표를 지정하고 돌린 뒤에 아침에 결과를 확인했었다.
이후 CPU가 비약적으로 향상된 MSX Turbo R에서 조금 더 빠르게 동작하는 솔루션도 나왔지만, 그래봤자 아래와 같은 수준…
결국 HW와 SW 모두 장족의 발전을 하고, Mandelbrot 그래픽은 몇 초 내에 결과를 보여주는 세상이 왔다.
다음으로 밤을 새서 돌린 건 90년대 초반 mp2 인코딩(mp3도 아니고)이었다.
그 때의 mp3 재생 프로그램이 seek 기능도 제대로 지원하지 못해 mp2를 선택했었는데, 음반 하나를 인코딩하는데 몇 시간이 걸렸었다.
게다가, 진행현황을 제대로 보여주는 건 없고, 작업이 진행되면서 계속 # 글자만 화면에 출력했었다… lllorz
lame에서 그래프를 보여주는 이런 화면은 당시엔 꿈도 못 꿨음
지금이야 mp3를 넘어서 AC3/DTS/AAC 등의 새로운 오디오 포맷도 등장하고, 인코딩 시간도 얼마 걸리지 않는다.
mp2 오디오는 그야말로 사장된 포맷에 가깝다.
요즘은 비디오 인코딩에 긴 시간을 사용하고, 나는 인코딩할 때 역시 밤을 새우며 작업을 시킨다.
보통 3-passes로 돌리는데, 가장 짧은 1st pass에서도 3시간은 소요됨…
과연 비디오 인코딩을 한 시간 이하에 해내는 날이 올까?
HW 속도는 점점 한계에 다다르고 있고, SW의 복잡도는 계속 올라가는 지금의 비디오 포맷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