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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영화는 대체로 오프닝 시퀀스를 보여주고 주제곡을 들려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유명한 오프닝 시퀀스. 이 짧은 장면이 지나면 007 영화 세상 시작!


이 장면들의 역할은 관객들이 현실세계에서 영화세계로 건너가도록 하는 가교 역할이다.

즉, 이 장면이 지나면 그 때부턴 관객들은 현실세계는 살짝 접어두고 영화세상으로 가는 것이다.


뒤집어 말하면 주인공은 영화의 주제곡을 들을 수 없다.

주제곡을 듣는 것은 오롯이 관객의 영역인 것이다.


그런데, [007 옥토퍼시](1983)에는 재미있는 장면이 하나 나온다.

인도의 MI6 요원 비제이와 접선할 때 비제이[각주:1]는 피리를 부는데 그 곡은 다름아닌 제임스 본드 테마다.


이봐요, 본드 씨. 제임스 본드 테마 들어봤어요?


이 장면이 준 느낌은 한편으론 신선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굉장히 당황스러웠다.

뭔가 주인공과 관객 사이에 있어야 할 당연한 벽이 없어져버린 느낌이랄까.


이와 유사한 느낌을 주는 장면이 [스파이더맨 2](2004)에도 나왔다.

피터 파커가 MJ의 공연을 못 보고 밖에 나갔을 때 길거리 악사가 연주하는 음악을 듣는다.

이 음악은 다름 아닌 티비 시리즈 [스파이더맨]의 주제곡이다.


정의를 ♪ 모르는 ♪ 나쁜 무리 잡아~낸다 ♪ 스파이더 맨 ♪


이 장면 역시 주인공과 관객 사이의 벽을 없애기 위해 들어간 장면이다.

가난, 빌런과의 싸움, 학교 생황 등에 지친 피터 파커의 모습은 사실 대부분 관객의 모습이었던 것이다.


이러한 의미가 들어간 장면이긴 하지만, 역시 주인공이 주제곡을 듣는 것은 여전히 좀 낯설다. ㅎ


  1. 유명한 테니스 선수이며, 비제이는 실명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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