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블로그(ZockrWorld)에서 일부 이미지가 사라져버려, 이미지 복원차 현 블로그로 옮긴 글입니다
1. 소설 <나를 사랑한 스파이>우선, 원작 소설은 스파이 제임스 본드가 등장하긴 하지만,
스파이 소설이 전혀 아닙니다.
플레밍이 판권을 넘기는 과정에서 이 작품은 영화화하더라도 제목만 가져가기를 원했고, 제작진도 이에 동의했습니다.
줄거리는 간단합니다.
주인공 Viv는 자신의 상사였던 애인의 아이를 스위스에 가서 낙태시킵니다. 고향인 캐나다에 돌아온 뒤 미국대륙을 여행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 돈을 벌기 위해 한 모텔에서 일을 합니다.
어느날 밤 모텔 주인은 Viv에게 모텔을 맡기고 잠시 떠나는데, 이 때 두 괴한이 들이닥쳐 Viv를 강간살해하고 모텔에 불을 지르려 합니다. (모텔 주인이 보험금을 타기 위해 벌인 자작극입니다)
때마침 이 모텔에 들어온 손님인 본드는 상황을 눈치채고, 격투 끝에 둘을 해치우고 떠나버립니다.
2. 영화 [나를 사랑한 스파이]원작 소설에서는 제목만 따온 영화로 줄거리는
순수한(?) 창작 작품입니다.
하지만, 사실 그다지
순수하지는 않은 것이 기본적인 플롯은 [두번산다]와 거의 같습니다.
아니, [두번산다]의
리메이크라고 보는 편이 타당합니다.
이 영화의 특징은 아래와 같습니다.
a. 볼거리가 넘치는 007 영화흠흠… 꼭 이런 볼거리 뿐만 아니라…
전작들에 계속
700만 달러 안팎의 제작비를 사용했던 것에 비해 무려
1400만 달러가 투입되었습니다.
2배로 늘어난 예산으로 박진감 넘치는 스키씬, 잠수함으로 변신하는 자동차, 수중 비밀기지 등 많은 볼거리가 만들어졌습니다.
이런 무기로 저격은 하지 않고 냅다 덤비는 덜떨어진 소련 요원들
하지만, 이 볼거리를 위해 일부 플롯이 엉성해지는 결과도 함께 나타납니다.
대표적인 장면이 프리 타이틀 스키씬입니다. 소련 요원 4명이 제임스 본드를 제거하려고 하는데, 그를 저격할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냅다 덤벼들고 시작합니다. 물론 멋진 스키씬을 보여주기 위한 설정이고,
정말 멋진 스키씬을 보여줍니다.
스키 스턴트의 절정을 보여주는 릭 실베스터의 3만 달러짜리 스턴트
b. 무어표 본드의 색깔을 확립첫 두 작품에서
부드러운 이미지와 살인면허
요원의 이미지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던 모습이 이제 제대로 확립되어 나옵니다.
즉, 부드러운 이미지를 갖고있긴 하지만, 내면은 살인면허를 가진 요원이란 모습을 보여줍니다.
알 거 다 알자 마자 해치워버리는 비정한 무어표 본드
해군 장교 정복을 입고 근거리에서 무려 4발을 쏘아 스트롬버그를 제거하는 무자비한 본드
c. 최초로 본드카로 탈출에 성공본드카는 태생적으로 본드를 탈출시키기 위해 존재하던 것이 아닙니다. 그저
눈요기만을 위해 만들어진 것입니다.
하지만, [나를 사랑한 스파이]에서 나오는 본드카 로터스 에스프리는 드디어 본드를 탈출시킵니다!
참고로, 이 에스프리에 달린 장비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잠수함 변신(잠망경, 바퀴 접힘 세트 포함), 자동차/잠수함용
가변 대쉬보드,
기름 발사, 대공
미사일,
기관총
d. 본드 클리셰의 조심스러운 복귀보드카 마티니를 마심으로서 첫 2편에서 거의 사라졌던 제임스 본드 클리셰가 조금씩 돌아오기 시작합니다.
또한, 시가 대신에 담배를 갖고 있는 모습도 슬쩍 보여줍니다.
오호~ 오랜만에 마셔보는… Vodka Martini, shaken and not stirred
하지만, 굳이 모자를 던지는 모습은 보여주지 않습니다.
(해군 정복이라서 그렇기도 하지만) 모자를 벗어서 점잖게 맡깁니다.
모자랑 코트를 맡아주세용~ 안 던질테니…
e. 만화에 더 가까운 킬러의 등장메인 킬러로서 죠스가 등장하는데, 죠스는 무시무시해 보이긴 하지만, 왠지 킬러로 보이진 않습니다.
그냥 본드의 강함을 표현하기 위해 재미로(?) 끼워넣은 캐릭터란 느낌이 듭니다.
킬러란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 덩치 큰 죠스
이러한 특성들을 통해 이 영화는 (비록 리얼 스파이에서는 더 멀어졌지만) 흥행이나 비평 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3. [나를 사랑한 스파이] vs [두번산다]a. 같은 감독: 루이스 길버트이 영화는
루이스 길버트가 감독한 3편의 007 영화중 두번째 영화입니다. (마지막 한 편은 [문레이커]입니다)
감이 오시나요? 네.
스케일만 크고 구성이 허술한 007영화는 다 이 양반 작품입니다.
단지 이 영화만은 볼거리가 워낙 화려해서 구성이 약하다는 티가 좀 덜 납니다.
b. 같은 플롯[나를 사랑한 스파이]와 [두번산다]는 거의 같은 플롯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여기에 볼거리를 위해 몇 장면을 추가하고, 어색했던 부분을 제거한 것입니다.
- 제3의 세력이 미ㆍ소를 이간질하기 위해 우주선 또는 잠수함을 납치
(딴죽의 제왕 케빈 맥클로리가 개입하기 전까진 스펙터로 설정되어 있었습니다)
- 영국이 괜히 끼어들어 이 사건을 해결. 특히, 미국은 아무것도 안 함
- 사진을 통한 정보 분석
- 부부로 위장함
- 최신형 탈 것으로 정찰을 하다가 공격당하나, 최신형 탈 것에 장착된 무기로 해결
- 마지막엔 대규모 전투
- 주 악당은 죽거나 도망간 뒤에 킬러와 대결하고 어렵게 이김
- 이간질을 위해 납치된 우주선 또는 잠수함은 이간질 중에 폭발
c. 제거/변형된 부분일일이 따지면 한이 없지만, 좀 큰 덩어리만 살펴보면 이렇습니다.
- 제임스 본드가
위장으로 죽음 (이건 [두번산다]에서도 왜 들어갔는지 모를 황당한 장면입니다)
- 적진에 잠입해서
싸우다가 잡힘 (대신 로터스를 타고 무사히 탈출합니다)
-
위장 결혼식 (그냥 로버트 스털링 부부라고만 나옵니다)
- 납치된
우주선에 타려다 실패함
-
우주선 자폭 (서로 미사일을 상대방에게 쏘는 것으로 수정)
0.1분 단위로 좌표를 지정하는데, 0.1분이면 무려 185m 정도라는 거… (실제로는 초 단위로 지정함)
d. 추가된 부분- 오프닝 스키 씬 ([두번산다]에서는 총맞아 죽었던(?) 반면 스키로 탈출하는 화려한 장면을 보임)
- 잠수함 추적장치를 통해 영국도 공격의 대상일 수 있음을 보여줌
- 킬러와 중간에 맞닥뜨림 ([두번산다]에서 킬러 한스는 블로펠드 근처에만 있음)
- 주적을 죽임 ([두번산다]에서의 블로펠드는 그저 도망만 칠 뿐)
4. 드디어… 과거와 연결됨. 하지만!아내 얘긴 하지 마쇼. AC~
무자바 클럽에서 트리플 X는 본드에게 부인 이야기를 꺼내고, 본드는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비공식적으로 대본 작업에 참여한
톰 멘키비츠에 따르면 원래 대본에는 이 외에도 [위기일발]의 타티아나 로마노바를 언급하는 내용도 있었는데, 그대로 되었으면 코너리 및 래젠비 시절의 얘기를 모두 함으로써 전작들과의 연계를 확실하게 하는 작품이 될 수도 있었습니다.
게다가, 원래는 이 영화에서 본드는
스펙터와 싸우는 것으로 그려질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딴죽의 제왕 케빈 맥클로리가 태클을 걸어오는 바람에 스트롬버그로 수정한 것입니다.
다시 말해 원래 계획대로라면
과거의 본드와 연결되는 본드영화가
나올 뻔 한 것이죠.
5. 이 음악이 어떤 음악인지 아시나요?a. 닥터 지바고 : 트리플 X의 수신기에서 나오는 음악은
닥터 지바고의 '라라의 테마'입니다.
Agent XXX. Calling agent XXX. You report to HQ immediately.
b. James Bond Theme : 폴라리스 시스템에 잠수함 궤적이 표시될 때 제임스 본드 테마가 슬쩍 들립니다.
요 빨간 선이 표시되면서 들리는 제임스 본드 테마…
c. 아라비아의 로렌스사막에서 밴이 주저앉아 본드와 트리플 X가 걸어가는 장면의 음악은 OST의 음악이 아닌
아라비아의 로렌스의 주제곡입니다.
사실 편집실 보조기사가 장난으로 집어넣은 음악이었는데, 편집실의 반응이 괜찮았기 때문에 그냥 최종본까지 남았습니다.
My name is Lawrance, Thomas Edward Lawrence
d. 4 곡의 클래식 음악 :
바흐의
Air,
쇼팽의
녹턴 8번,
생상의
동물의 사육제 중 수족관,
모짜르트의
엘비라마디간주제가인 Nodody Does It Better를 작곡한
마빈 햄리쉬는 모짜르트의 영감을 받아 주제가를 작곡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 영화에는 클래식 음악이 4곡이나 나옵니다.
(특히 잔인한 장면에서 클래식 음악이 들려 색다른 느낌을 줍니다)
스트롬버그의 여비서가 상어에게 먹힐 때 들리는 음악 : 바흐의 Air (ㄷㄷㄷ)
바로 위에서 죽은 여비서의 팔만 보이는 장면 : 쇼팽의 녹턴 8번 (팔찌랑 옷을 보세용~)
6. 그 밖의 잘 알려지지 않은 얘기들- 납치되었다 마지막에 본드와 함께 탈출하는 미국 잠수함 USS 웨인함의 함번호는 593인데, 실제로 이 함번호를 사용하는 잠수함은 USS 쓰레셔(Thresher)로 1963년 메사츄세츠 부근에서 129명 승조원과 함께 실종되었음.
(소련 잠수함의 어뢰공격을 받았다고 추측되고 있음)
USS Thresher 함 승조원들의 명복을 빕니다.
- 엔딩 크레딧에는 다음 작품이 [유어 아이즈 온리]로 소개되었지만, 실제로는 [문레이커]임.
(이는 다 [스타워즈](1977) and [클로즈인카운터](1977) 때문임)
- 스트롬버그는 손에 물갈퀴가 있기때문에 사람들과 악수를 하지 않음.
(극장에서는 이 물갈퀴가 잘 보였으나, VHS나 DVD에선 잘 보이지 않음)
물갈퀴? 맞아?
- [골드핑거], [다이아몬드는 영원히], [죽느냐 사느냐], [황금총을 가진 사나이]의 가이 해밀턴이 감독을 맡을 예정이었음
- 영화에서 사용된 피라밋은 모두 모형임
멋있나요? 모두 모형입니다
- 피라밋만 모형이 아님. 로저 무어도 사람 대신 사진을 놓고 찍음
(이 장면 눈치채신 분 계신가요? 전혀 안 움직입니다)
멀리 보이는 죠스를 피해 숨은 본드는 사실… 사진이라는 거…
- 스턴트맨 릭 실베스터는 오프닝 스키 장면을 촬영하여 3만 달러를 받았는데, 떨어지는 장면에서 스키와 충돌할 뻔 했음
스키가 낙하산 옆에 있어 아찔했던 것은 관객뿐만 아니라 실베스터 본인도 마찬가지였다는 거…
- 또한, 이 유니온 잭 장면은 사실, 조지 래젠비가 [여왕폐하의 007]을 촬영하면서 제안한 장면이었는데, 당시엔 장비가 충분하지 않아 못 찍었다가 이 때 촬영한 것임
- 영화가 개봉된 이후 흰색 로터스 에스프리의 주문량이 엄청나게 증가했는데, 무려 3년간 기다려서야 살 수 있었음
- 영화 개봉 후에 크리스토퍼 우드에 의해 소설화되었는데, 여기엔 영화에 등장하지 않는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음
(예를 들면, 죠스는 폴란드인으로 실제 이름은 Zbigniew Krycsiwiki임)
- 피라밋에서 본드와 KGB 요원 둘이 싸우는 장면에서 본드가 KGB 요원의 가슴을 치는 장면은 고대 이집트 벽화를 연상시키는 자세로 구성되었음
이 어색한 촙은…
일부러 이런 자세로 만들어졌다는 거…
- "wetbike"라는 이름의 신종 장비를 세상에 소개했음. 이거 뭔지 아시죠? 네. 제트스키입니다.
- 본드의 로터스 에스프리가 바다에서 해안으로 올라올 때 이 로터스를 가리키는 어린아이는 사실… 죠스 역을 맡은 리차드 키엘의 아들임 (^^;;;)
죠스의 아들… 귀엽기 짝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