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노벰버 맨]은 [어나더데이]를 끝으로 스파이 영화계를 떠난 브로스넌이 복귀(?)하는 영화다. 포스터 문구가 A spy is never out of the game인데, 이건 사실상 007을 떠날 수 없다는 얘기이다. 영화 자체는 그리 나쁜 영화는 아니지만, 왠지 시대에 좀 뒤쳐졌다는 느낌은 버릴 수 없다. 물론, 영화에서 다루는 내용은 지금도 진행되는 얘기겠지만, 영화계에선 이미 많이 다룬 얘기들이다. 액션과 플롯의 배합이나 전체적인 구성은 무난한 편이지만, 그 이상의 한 방이 없는 게 아쉽다. 킬링타임 용으로는 무난하다는 느낌. 그런데, 그것과 별개로 이 영화는 007을 연상하게 하는 장면들이 많이 나온다. 1. 주인공 이름이 피터 데브로인데, [다이아몬드는 영원히]의 밀수업자 이름이 피터 프랭..
난 일찌기 007 덕후였고, 내 관심은 영화를 너머 소설과 게임으로 뻗어가고싶었갔다.그러던 어느날 동네 컴퓨터 가게에서 복사할 게임을 뒤지는데,007 게임이 눈에 띄었다. 얼씨구나하고 복사를 해왔고, 마침 그 달의 모 컴퓨터 잡지에선 이 게임 공략법이 올라오기도 했다.액션보다는 어드벤처에 초점이 맞춰진 게임이었고, 화면의 아이템을 선택해서 명령을 지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도난당한 F-19 스텔스기를 찾기 위해 본드가 투입되고, 결국 고무밴드[…]를 사용해 F-19를 폭파시키는 줄거리였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이 게임이 원래는 007 게임이 아니었다.본래는 Operation Stealth라는, John Glames가 주인공인 게임이었는데, 미국에서 출시할 때 007로 창씨개명해서 출시한 것이다..
한때 OS/2라는 운영체제가 있었다.뛰어난 성능과 높은 안정성에도 불구하고, MS-Windows와의 싸움에서 패배한 비운의 OS다. [골든아이]에서 언뜻 눈에 띈 장면이 하나 있었는데, 바로 야누스는 OS/2를 쓴다는 것이다. 당시는 OS/2가 3.0으로 업그레이드 되어 대대적으로 홍보를 할 때였다.더불어 "우리는 찌질한 윈도우 안 씀. 안정적인 OS를 써야지"하는 내용도 담고 있는 것 같다. 덧1. OS/2는 IBM에서 eComStation이란 회사에 팔아버렸음 덧2. 완벽한 32비트 OS인 OS/2를 2% 부족한 32비트 OS인 윈도우95가 이겼던 가장 큰 이유는 MS 오피스 킬러 어플리케이션의 부재가 가장 큰 패인임
천기누설이 살짝 포함되어 있으니, 주의바랍니다. [스카이폴]을 마지막으로 감상한 지 한 주가 넘어가니 머리속에서 생각들이 정리된다.정리된 것들을 간단히 적어본다. 1. 여전히 영화 시작 전에 United Artist 로고가 나올 것 같다.난 아직도 콜럼비아 로고가 낯설다. 2. ma'am을 유달리 /mæm/이 아니라 /mɑːm/으로 발음한다.이는 은근히 mom(엄마)를 연상시키기 위함인 듯. 3. 란손 요원의 죽음은 M의 냉혹한 이면을 보여주는 동시에,실바의 자기합리화를 뒷받침하기 위한 것인 듯. 4. 이브 요원은 확실히 현장 체질이 아닌가보다.실수로 본드를 쐈더라도, 계속해서 패트리스를 쐈어야지. 5. 오프닝에서 본드가 죽는(것처럼 보이는) 장면은 초기 영화들 전체에 대한 오마주.- [위기일발]: 본드..
이전 글에서 계속 4. 스코틀랜드 a. 션 코너리 제임스 본드의 공식 설정상 부친은 스코틀랜드 계다. (모친은 스위스 인)이건 초기 소설에는 없다가 코너리를 너무 마음에 들어한 이언 플레밍이 뒤에 추가한 것이다. 즉, 스코틀랜드 씬 자체가 한편으로는 소설로의 회귀이면서 한편으로는 코너리 자체를 상징한다.참고로, 스코틀랜드 끼가 물씬 풍기는 우리의 돌쇠형 무대뽀 다니엘 크레이그는 무려 잉글랜드 출신… b. [골드핑거] 애스턴 마틴은 말이 필요 없다. [골드핑거] 버전이다.이전 포스트에서 잠시 언급했듯이, 이 애스턴 마틴은 [썬더볼]도 아니고 [골드핑거] 버전이다. 그런데, 이건 하나만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골드핑거]에서 이 차는 대파되고, [썬더볼]에선 새로운 애스턴 마틴이 나온다.즉, 이 차는 스토..
이전 글에서 계속 3. 임무 재투입부터 청문회까지 a. [뷰투어킬] 상하이에서 엘리베이터를 정상적으로 타지 않고 기계 쪽으로 들어간다.[뷰투어킬]에서 탈출했던 기억이 나서였을까? b. [언리미티드] 떨어지는 노미 라파스 누님(아…아니, 동생…)의 남편을 붙잡고 "Who are you working for?"라 소리친다.사실 본드는 [언리미티드]에서 자기가 매달려서는 같은 대사를 외친 경험이 있다. c. [죽느냐 사느냐] 본드는 [골드핑거]와 [죽느냐 사느냐]에서 면도를 한 적이 있다.그런데, 두 번 모두 현대식 면도거품과 현대식 면도기를 사용했다.재래식 거품과 칼날 면도기는 언제부터 쓴 거지? d. 또 [죽느냐 사느냐] 코모도 드래곤의 등을 밟고 지나가는 장면은 당연히 [죽느냐 사느냐].그런데, 이름에 ..
이전 글에서 계속 2. 복귀 및 업무 재투입 이전 a. [두번 산다] M이 정성스럽게 쓴 부고문이 잠시 보이는데, [두번 산다]에서 본 기억이 있다. b. [언리미티드] MI6 건물은 이미 [언리미티드]에서 폭파당한 적이 있다. 이 때의 교훈을 잊은 결과 이번에 또 폭파당한 것이다. c. [카지노 로얄] 군중들로 둘러싸인 곳에서 가까이하기 꺼려지는 동물을 두고 내기를 하는 장면은 낯이 익다. [카지노 로얄]에서 비슷한 분위기를 본 적이 있다. d. 또 [카지노 로얄] 본드는 [카지노 로얄]에서 다시는 집에 처들어오지 말란 M의 지시를 어기고 또 기어들어 간다. e. [유어 아이즈 온리] 본드가 탄두 분석을 요구하며 "For her eyes only"라고 말한다. f. [썬더볼] M이 말로리에게 본드에 대..
[스카이폴]은 007 영화 50주년 기념작이다.뛰어난 완성도 및 주제와는 별개로 이 영화는 50주년 기념작답게 전작에 대한 많은 오마주를 담고 있다.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전작의 오마주들을 정리해봤다. 1. 오프닝 a. 23 론슨 요원 등이 당한 호텔방은 23호실이다.물론 23은 007 영화 23편인 [스카이폴] 자체를 의미한다.※ 4K로 다시 보니 29호가 맞아 삭제 b. [유어 아이즈 온리] 본드와 이브가 아우디를 추격할 때 본드가 이브의 운전대를 잠시 빌리는 장면이 나온다.[유어 아이즈 온리]에서 비슷한 장면이 있다. c. [리빙 데이라이트] 그랜드 바자 추격씬에 야기 안테나가 눈에 띈다.의도적인지는 모르겠지만, [리빙 데이라이트]가 생각난다. d. [옥토퍼시] 기차 위로 올라타고, 기차 위에서 싸..
[스카이폴]에서 M이 청문회장에 출두해서 시를 읆는 장면이 나온다. 이 시는 알프레드 테니슨이 쓴 의 마지막 부분이다. 이 시는 트로이 전쟁이 끝난 뒤 노병이 된 오디세우스가 선원들을 설득하는 장면을 묘사한 시다. 그는 가족이 있는 이타카로 돌아가는 대신에 영원한 항해를 선택하고, 이를 위해 선원들을 설득한 것이다. 007 영화 50주년을 기념하는 동시에, 앞으로의 각오를 다지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We are not now that strength which in old days Moved earth and heaven; that which we are, we are; One equal temper of heroic hearts, Made weak by time and fate, but s..
어제 (10.26) 007 프랜차이즈의 50주년 기념작 [스카이폴]이 개봉했다.이 영화는 전작들에 대한 다양하고 품위있는 오마주들이 나오는 멋진 예술작품이었다. 그런데, 40주년 기념작으로, 10년 전에 개봉한 [어나더데이]에서도 다양한 오마주 장면이 나왔다.영화는 무척 가볍고 경박했지만, 오마주의 오마주에 의한 오마주를 위한 영화로 볼 거리는 무척 많았다. [어나더데이]에서 오마주한 전작들의 장면 40개를 영상으로 구성해봤다. 그럼 즐감들… 덧. 이 비디오는 예전 블로그에 소개했던 것을 영상으로 구성한 것이다: 007 Die Another Day에서 차용한…
오늘 (2012년 10월 5일)은 글로벌 007 데이다.[살인번호]의 런던 프리미어 시사회의 50주년을 기념하는 뜻으로 정한 것이다. 나름 007 팬을 자처하는데, 이런 날을 그냥 넘어갈 순 없어 밤새워 [Tribute to Q]의 고화질 버전을 만들었다. 이번에 개봉하는 [스카이폴]에서는 벤 위쇼가 새롭게 Q 역을 맡았다. 부디 데스몬드 르웰린이 이룩했던 품위와 위트가 있는 Q의 캐릭터를 부활시켜주길 진심으로 바란다. 덧. [Tribute to Q]비디오는 따져보니 무려 4번째 버전이다. 그동안 축적해놓은 자료들이 많은 덕분에 10시간 정도밖에 안 걸려서 만들 수 있었다.
올해의 기대작 중 하나인 [007 Skyfall]의 인터네셔널 트레일러가 공개됐다. 전체적인 분위기가 어둡고 진지해서 상당히 기대가 된다.그런데, 트레일러를 보다보니 기시감이 꽤 느껴졌다. 내가 느낀 전작 또는 다른 작품의 흔적들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1. 부고 소식: [두번산다] [두번산다] 오프닝에서 007은 죽음을 위장하는 내용이 나오고, 부고소식이 보도된다. 2. 요원 명단 누출: [미션 임파서블] 요원 명단이 누출되는 것은 [미션 임파서블]의 핵심 플롯이다. 3. 기억 상실증: 소설 및 [롱 키스 앤 굿나잇] 및 [본 아이덴티티]는 기억상실증에 걸린 스파이가 주인공인 영화다.사실, 이 설정은 소설 및 에서 사용된 설정이다.영화는 그런 설정이 몽땅 제거되면서 엄청나게 가벼워졌다. 4. 폭발하..
대부분의 영화는 대체로 오프닝 시퀀스를 보여주고 주제곡을 들려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 장면들의 역할은 관객들이 현실세계에서 영화세계로 건너가도록 하는 가교 역할이다. 즉, 이 장면이 지나면 그 때부턴 관객들은 현실세계는 살짝 접어두고 영화세상으로 가는 것이다. 뒤집어 말하면 주인공은 영화의 주제곡을 들을 수 없다.주제곡을 듣는 것은 오롯이 관객의 영역인 것이다. 그런데, [007 옥토퍼시](1983)에는 재미있는 장면이 하나 나온다.인도의 MI6 요원 비제이와 접선할 때 비제이는 피리를 부는데 그 곡은 다름아닌 제임스 본드 테마다. 이 장면이 준 느낌은 한편으론 신선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굉장히 당황스러웠다.뭔가 주인공과 관객 사이에 있어야 할 당연한 벽이 없어져버린 느낌이랄까. 이와 유사한 느낌을 ..